욕망과 우주
2부. 실존하는 욕망 그리고 우주의 손짓
제1장. 욕망의 경계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의 오랜 지혜들은 늘 한목소리로 욕망을 멀리하거나 다스려야 한다고 가르쳐왔다. 플라톤은 욕망을 영혼의 마차를 전복시키는 '검은 말'에 비유하며 이성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믿었고, 기독교는 그것을 원죄와 타락의 뿌리로 보았으며, 붓다는 끊임없는 윤회와 고통의 원인이라 설파했다. 우리는 그렇게 욕망을 억누르고 비워내는 것이 곧 숭고함에 닿는 길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그러나 이 오래되고, 견고해 보이기만 하는 가르침 앞에서 하나의 모순이 고개를 들었다. 앞선 1부 사유들에서 보았듯, 욕망은 생명의 본질과 다름없다. 그렇다면, 만약 욕망이 생명을 물리의 세계에 붙들어 매는 강력한 동력이자 생존의 본질이라면, 우리는 왜 생명을 생명이게 하는 그 힘을 기어이 억누르려 애써왔던 것일까?
그 까닭은 아마도 욕망이라는 하나의 단어 안에 숨겨진 층위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두 겹의 욕망을 똑같은 '욕망'으로 느낄 뿐 구별하지 못한다. 하나는 생명을 지탱하는 진짜 욕망이고, 다른 하나는 그 위에 덧씌워진 가짜 욕망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그 두 욕망의 명확한 경계를 알고 있을까? 아니, 알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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