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봄날의 흐드러진 초록과 만발한 꽃만을 보며 감탄하곤 합니다. 하지만 봄이 깊어가는 대지의 움직임을 가만히, 아주 오래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단 한순간도 끊어지지 않은 '인과(因果)의 흐름'이 숨 쉬고 있습니다.
밤새 기온이 알맞게 내려앉아야만 이른 아침 풀잎 끝에 영롱한 이슬이 맺히고, 그 대지를 낮의 따스함이 위로해야만 수분이 다시 하늘로 날아올라 내일의 비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흔적 없이 사라지는 원인은 없으며,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합당한 시간과 조건의 축적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찬란하고도 필연적인 자연의 구조는,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인간 슬롯의 변화와 삶의 궤적 속에서도 그대로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인과의 법칙은 경영의 현장에서도 예외 없이 반복됩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그의 어록을 통해 세상엔 거저 되는 것도 없고 억지로 되는 것도 없다고 오랫동안 회자되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냥 되는 일도 없으며 억지로 되는 일도 없다는 이 짧은 통찰은, 우리가 일구어내는 성취가 결코 요행이나 강압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과정은 철저한 기획과 투자, 그리고 품질 관리라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가능한 성과입니다. 조직은 결국 투입한 과정만큼의 성적표를 돌려받습니다.
인간은 결과보다 속도를 먼저 탐합니다. 사람은 종종 자신이 감당한 과정보다 더 큰 결실을 바라며 스스로 판단을 흐리곤 합니다. 준비 없이도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풀리기를 기대하거나, 철저한 조사 없이 시작한 사업이 단기간에 번창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일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자신의 역량을 차분히 키우기보다 무리한 수단을 동원하여 흐름 자체를 억지로 바꾸려 듭니다. 지름길을 찾기 위해 편법을 쓰거나 가용한 자원을 무리하게 끌어다 쓰는 행동은 조직 내부에 자원 고갈과 신뢰 붕괴를 남깁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