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 문이 닫히고 의자 끄는 소리가 짧게 남았습니다.
누군가는 실패를 다정하게 정리했습니다. 시장 흐름이 나빴고, 일정은 촉박했으며, 변수도 많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빈틈없는 논리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해명 자체는 틀린 데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난 뒤에도 마음 한쪽은 여전히 묵직했습니다. 진짜 문제는 대개 그럴듯한 이야기가 끝난 뒤, 모두가 떠난 빈 의자들 사이에서 뒤늦게 고개를 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매끄러운 말 앞에서는 마음을 놓지만, 소란이 잦아든 고요 속에서는 온몸으로 알아차립니다. 처음부터 어딘가 기울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작은 뒤틀림이 시간이 흐르며 전체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음을, 우리는 뒤늦게 가슴 한구석이 철렁 내려앉으며 깨닫습니다.
인간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일에 놀라울 만큼 능숙합니다. 어긋난 결과를 견디는 것보다 그 과정에 나의 허점이 섞여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쪽이 훨씬 더 괴롭기 때문입니다. 기대했던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느낌은 생각보다 깊은 곳을 건드리고, 눈앞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스스로를 납득시킬 ‘해석’을 먼저 손질하기 시작합니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환경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탓을 돌립니다. 아직 때가 오지 않았을 뿐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물론 삶에는 개인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조건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세상은 종종 불균형하게 움직이고, 어떤 재능은 끝내 제자리를 얻지 못한 채 방치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신호 앞에서도 끝까지 자신만은 예외로 남겨두는 순간, 어느덧 스스로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흐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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