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金, Gold)이라는 금속은 참 흥미롭습니다. 뜨거운 불길 속에서 몇 번이고 자신을 녹여낸 뒤에야 비로소 순도를 증명할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은 그렇게 거르고 걸러낸 금 위에 숫자를 새겨 넣습니다. 99.9%, 99.99%. 소수점 아래로 숫자가 길어질수록 금은 더 귀한 대접을 받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세상 어디를 보아도 100%라는 숫자가 찍힌 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희미한 입자 하나까지 완전히 몰아낼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끝내 남아 있는 그 0.01%의 흔적, 그것은 아마도 금이 이 땅 위에 존재하기 위해 받아들여야만 하는 최소한의 조건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그다음입니다. 금은 순도가 높아질수록 한없이 무르고 연약해집니다. 손끝으로 살짝만 눌러도 자국이 남고, 작은 충격에도 이내 형태를 잃지요. 지나치게 순수한 것은 오래 부딪히며 살아남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몸에 지니는 장신구를 만들 때 일부러 다른 금속을 섞어 넣곤 합니다. 구리나 은이 더해진 뒤에야 금은 비로소 단단해지고, 사람 곁에서 오래 버틸 수 있게 됩니다. 낯선 성분을 제 안으로 받아들인 후에야 비로소 일상의 부딪힘을 이겨내는 존재가 되는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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