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터의 물동량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제품이 박스에 담겨 나가는 속도는 이전보다 훨씬 경쾌해졌고, 송장 위에는 해외 여러 국가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섞여 들었지요. 프린터에서 쉼 없이 출력되는 용지의 흐름만 보아도 업무의 규모가 확장되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공장 안에는 기계의 열기가 완전히 식지 않은 채 은은하게 남아 있었고, 공기는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분명 우리에게 긍정적인 신호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 매끄럽던 흐름이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멈춰 섰습니다.
흐름이 자꾸만 걸린 곳은 다름 아닌 마지막 단계였습니다. 제품을 담을 파우치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박스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물건도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 있었지만, 그것을 감싸 안을 마지막 한 겹이 없었습니다. 평소 공정의 일부로만 여겼던 파우치 한 장의 부재는, 역설적으로 전체 작업을 고요한 침묵 속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나는 잠시 말을 고르다가 전화를 걸었습니다. “대표님, 파우치 쪽이 조금 급합니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대답보다 먼저 깊은숨이 흘러나왔습니다. “요즘은 물량이 좀 늦습니다.” 그 한마디를 듣는 순간, 수화기를 쥔 내 손에도 힘이 조금 들어갔습니다.
나는 차마 바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파우치를 찍어내는 공장 대표는 천천히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이게 다 석유로 만드는 거라 원료가 들어와야 공장이 돌아가는데, 요즘은 그게 자꾸 밀립니다. 들어오는 양 자체가 줄었거든요.”
그의 설명은 짧았지만 결코 멀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시작된 차질이 여러 단계를 지나 이곳까지 밀려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것만 같았지요. “요즘은 주문이 많아서 더 그렇습니다. 해외 쪽 물량도 부쩍 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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