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한마디, 늦췄더라면 달라졌을까

by정성균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같은 사람의 말인데도, 어느 날은 끝이 유독 거칠게 닿지요. 분명 직전까지는 별다른 문제없이 대화가 흘러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기류가 바뀝니다. 상대가 내뱉은 문장 하나가 예상보다 깊게 파고들고, 여운은 생각보다 길게 남습니다.


“지금 왜 저런 식으로 말하지?”


이해가 끼어들 틈도 없이 기분이 먼저 움직입니다. 감정이 이성을 앞지르는 순간, 상대의 말은 형체 없는 소음으로 변합니다. 소리는 들리지만 의미는 머릿속에 남지 않고, 문장들은 방향을 잃은 채 멀어집니다.


신체적인 변화는 아주 빠르게 나타납니다. 손바닥에 땀이 맺히고, 들고 있던 휴대폰이 평소보다 무겁게 느껴집니다. 호흡은 가빠지고 목 안쪽이 조여듭니다. 머릿속에서는 여러 문장이 동시에 떠오릅니다. 반박과 설명이 뒤섞인 말들이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터져 나오려 합니다. 입 밖으로 내보내기 전인데도 이미 수차례 대화를 주고받은 것처럼 피로가 쌓입니다. 아직 말을 시작하지 않았으나, 내면에서는 이미 대응이 끝난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말이 바로 나오지 않는 순간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반응이 한 박자 늦어지는 것이지요. 입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던 문장이 잠시 멈추는 아주 짧은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대화의 틈’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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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현장에서 건져 올린 생각과 마음의 결을, 바카라 속 문장과 함께 조용히 전합니다. 스친 만남이 믿음으로 이어져 각자의 하루에 힘을 더하는 장면들을 담담히 써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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