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뱀파이어는 왜 착한 사람을 좋아할까

사람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4

by삐재

늦은 밤에 몰래 들어와 목을 깨물고

피를 빠는 뱀파이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 착한 사람들의 에너지를 빠는 뱀파이어도 있다.

우리는 이들을 에너지 뱀파이어라 한다.


이들과는 하루만 함께 있어도

한 달 치 에너지가 사라진다.


이들과 회의를 하면

난 바보가 되고, 일도 하기 싫고,

이 회사를 빨리 떠나고 싶어 진다.


이들은 야단치고 윽박지르지 않는다.

그냥 무선 충전기처럼 다가와

내 에너지를 다 흡수해간다.


이들은 아무나 물지 않는다.

이미 지쳐버린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다.

이미 메마른 사람은 건드리지 않는다.


눈빛이 살아 있는 사람.

갓 입사한 사람.

바카라임감이 강한 사람.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


착하고 신선한 사람을 알아보는 본능이 있다.

그런 사람만 신기하게 잘 찾아낸다.

마치 먹잇감을 찾는 본능이라도 있는 것처럼.



처음에는 참 따뜻하다.

"젊을 때 내 모습이랑 참 닮았네요."

"감각이 아주 좋아요."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있어."

"내 회사처럼 생각하고 계속 성장하세요."


처음 겪는 사람은 감동한다.

그 순간부터 듣고 싶은 말만 들린다.

말을 해줘도 안 통한다.


'내 능력을 알아봐 주는 귀인을 만났다.'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도 자랑한다.

"회사에서 높은 분이 저를 좋게 봐주신대."


그들은 아직 모른다.

모든 칭찬이 호의는 아니라는 것을.

모든 부탁이 기회는 아니라는 것을.

모든 멘토가 스승은 아니라는 것을.


그 착한 사람은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고,

가장 많은 일을 기꺼이 맡아 하게 된다.


그리고 계속 지쳐 간다.

말로는 계속 대단하다 훌륭하다는 평을 듣는다.

그러나 구체적 보상은 따르지 않는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일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감사보다
죄바카라감이 더 커진다.


조금만 쉬어도 미안하고,

부탁을 거절해도 미안하다.

그래서 늘 말한다.

“제가 더 잘하겠습니다.”


에너지 뱀파이어의 사냥 방식은 한결같다.

이미 열심히 달리고 있는 최고의 인재 옆에 조용히 다가간다.

그리고 웃으며 말한다.


"이번 일은 딱 잘할 것 같아요."

"성장 발전에 큰 도움이 될겁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요."

달콤한 말로 성장의 언어를 사용한다.


기회를 말하고, 신뢰를 말하고, 미래를 말한다.


하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무거운 짐을 조용한 방법으로 그에게 옮기고 있다.


에너지 뱀파이어는 게으른 사람은 잘 건드리지 않는다.

거절을 잘하는 사람도 피한다.

대신

착한 사람을 좋아한다.

부탁을 거절하고는 많이 미안해 하는 사람을 특히 좋아한다.


사람은 가장 얻기 쉬운 자원을

선택하는 습성이 있다.


거절하지 않는 사람은 가장 얻기 쉬운 자원이다.

착한 사람이 그에게 걸리면 바로 번아웃으로 직행한다.


어쩌면
에너지 뱀파이어가
처음부터 뱀파이어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착취도 학습된다.


그도 누군가에게

에너지를 빼앗기며 살아남는 법을 배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 나는

누군가를 칭찬할 때마다

한 번 더 묻게 된다.


"이 말이 정말 그 사람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내 일을 대신해 줄 사람을 찾는

가장 아름다운 부탁일 뿐인가.


어쩌면 그 질문 하나가

칭찬을 조종이 아니라

성장으로 바꾸는

가장 좋은 시작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착한 사람의 에너지를 지켜주는

첫 번째 질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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