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60일 동안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 신임 직바카라자를 위한 상식 같은 비밀 3.

by삐재

신임 직바카라자가 되면 의욕이 넘친다.


내가 그랬다.

나는 회사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었다.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었고, 변화를 만들고 싶었고, 성과를 증명하고 싶었다.

빨리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신임 직바카라자들은 두 가지 중 하나를 한다.

열심히 하거나, 너무 열심히 한다.

문제는 대개 두 번째다.


수많은 직바카라자들을 만나면서 나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성공한 사람들은 특별한 일을 많이 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꾹 잘 참아낸 사람들이었다.


신임 직바카라자로 처음 60일 동안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를 추천한다.


첫 번째, 전임자를 비판하지 마라.


신임 직바카라자가 가장 쉽게 박수를 받는 방법이 있다.

전임자를 비판하는 것이다.


"왜 이렇게 하고 있죠?"

"도대체 누가 이런 결정을 한 겁니까?"

"이건 처음부터 잘못된 것 같은데요."


이런 말은 생각보다 많은 박수를 받는다.

특히 불만이 많았던 조직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 박수는 오래가지 않는다.


사람들은 곧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한다.


"사람이 좀 가볍네."

"나중에는 나에 대해서도 저렇게 말하겠는데."


인기는 거품이다.

쉽게 얻는 박수는 쉽게 사라진다.

Easy come, easy go.


전임자를 존중한다고 해서 전임자의 방식을 무조건 다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바꾸더라도, 계승 발전이라는 말 정도는 남겨두는 것이 좋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잘못한 전임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두 번째, 바꾸려고 서두르지 마라.


신임 직바카라자는 바꾸고 싶다.


사람도, 조직도 바꾸고 싶고,

일하는 방식도 바꾸고 싶다.

부서 명칭도 심지어 사무실 자리도 바꾸고 싶다.


내가 그 회사를 알기전에,

제품과, 시장과, 고객을 파악하기 전에

사람 먼저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다.


아직 아무것도 겪어보지 않았다.

누가 핵심 인재인지, 무엇이 문제고 무엇이 기회인지도 아직 모른다.

그런데 조직부터 바꾸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많은 실수를 하게 된다.


글로벌 조직에 있을 때 여러 나라에서 온 신임 임원들과 함께 일한 적이 있다.

모두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본사에서 인정받아 한국까지 파견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각자의 결과는 매우 달랐다.


독일과 미국에서의 노조 경험을 믿고 "한국 노조 정도는 내가 잘 다룰 수 있지."라고 생각했던 임원이 있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없던 갈등까지 키우고, 결국 조직의 신뢰를 잃고 떠났다. 사연과 변명만 많이 남았다.


또 어떤 스코틀랜드 임원은, 한국 직원들에게 크리켓을 가르쳐 글로벌 원팀 수준으로 이끌어 보겠다고 했다. 좋은 의도였다. 정말 좋은 의도였다.

문제는 아무도 크리켓을 두 번 이상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처음 참석했던 직원들조차 슬슬 그를 피하기 시작했다.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조직을 이해하기 전에 사람들을 내 방식으로 바꾸려고 했다. 그는 결국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다 회사를 떠났다.


경험 부족이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의 경험이 항상 정답이라고 믿는 것이 문제였다.


세 번째, 영웅이 되려고 하지 마라.


이것이 가장 어렵다.

신임 직바카라자는 자신의 능력을 빨리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직접 뛰어든다.


부하 직원 보고서를 고쳐주고,

아는 것은 전부 다 이야기 해주려 하고,,

모든 문제에 다 관여하고, 알려 하고,

회의마저 자기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무대로 바꿔버린다.


처음에는 다들 호기심을 갖는다.

들어보려고 애쓴다.

노력할수록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결론이 난다.

“뭐래~”
“또, 저래!!”

어느 순간부터 부하들은 점점 뒤로 물러난다.

회의에서는 침묵한다.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그가 우리를 원망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왜 아무도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거야?"


그는 '영웅 함정(Hero Trap)'에 빠져 있었다.


직원들은 점점 더 많은 것을 말하지 않게 되었고,
할 수 있는 일도 스스로 나서서 하지 않게 되었다.

조직은 은밀하게 '역량 은폐(capability hiding)'를 시작하고 있었지만,
정작 그는 알지 못했다.


영웅이 탄생한 순간,

직원들은 관객이 된다.


처음 60일은

무언가를 보여주는 시간이 아니다.

조직에 스며드는 시간이다.


사람을 배우고,

조직을 배우고,

문화와 역사를 배우는 시간이다.


그 시간을 건너뛰고 너무 빨리 결론을 내리면

변화는 만들 수 있어도

조직의 신뢰는 얻지 못한다.


나는 그 시절의 나를 만나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전임자를 평가하지 말고,

조직을 흔들지 말고,

영웅이 되려고 하지 말라고.


대신, 처음에는 그저,

듣고,

보고,

관찰하고,

배우며 스며들라고.


그리고 이것이 내가 그 시절 누군가에게 듣고 싶었던,

신임 직바카라자를 위한 세 번째 상식 같은 비밀이다.


새로운 자리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너무 빨리 증명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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