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직바카라자를 위한 상식 같은 비밀 2.
신임 직바카라자가 되면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있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새로운 조직에 가면 모든 것이 낯설다.
누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누가 일을 잘하는 사람인지,
누가 조직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먼저 다가오는 사람에게 의지하게 된다.
나도 그랬다.
전혀 새로운 회사의 사장으로 부임했을 때였다.
모든 것이 낯설었다.
조직도 낯설고,
사람도 낯설고,
문화도 낯설었다.
그때 가장 먼저 내 곁으로 다가온 사람이 있었다.
HR 담당 상무였다.
그는 매우 친절했다.
회사 상황을 설명해 주었고,
누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었고,
조직의 문제점도 정리해 주었다.
회의 준비도 챙겨주고,
일정도 챙겨주고,
필요한 정보도 미리 준비해 주었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고마웠다.
낯선 조직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도와주면 의지할 수밖에 없다.
나는 그가 회사를 위하고, 나를 돕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또 한 사람이 있었다.
그분은 조금 달랐다.
나를 보면 농담부터 했다.
"사장님, 섬무당이 사람 잡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믿지는 마십시오."
"조금 더 두고 보시지요."
처음에는 조금 불편했다.
왜 저렇게 거리를 둘까?
왜 저렇게 냉소적인 이야기를 할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분은 나를 싫어하는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안 보이던 장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 곁에서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은
회사를 위한 조언보다 사람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
누구를 써야 하는지,
누구를 올려야 하는지,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이야기했다.
그때는 몰랐다.
그것이 조직을 위한 조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람 주변에 특정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고향, 친분, 학교로 공통점이 생겼고
조금씩 그들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었다.
나는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가 지키고 있었던 것은 반드시 회사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반면에 나를 경계하던 그 간부는 달랐다.
그는 내게 아부하지 않았다.
나를 따라다니지도 않았다.
필요할 때만 의견을 이야기했고,
회의에서는 불편한 이야기도 서슴지 않았다.
때로는 내 의견에 대놓고 반대하기도 했다.
절대 편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중요한 순간마다 그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바카라임지고 나섰고,
조직이 흔들릴 때는 직원들을 향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없을 때도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충성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진심은 듣기 좋은 말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신임 직바카라자가 처음 만나는 가장 위험한 사람은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처음부터 너무 빨리 내 편이 되려는 사람이다.
물론 모든 친절한 사람이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다.
사람을 믿지 말라는 뜻도 아니다.
다만 판단을 서두르지 말라는 뜻이다.
처음 30일은 듣고,
다음 30일은 확인하고,
그 다음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
돌이켜 보면
나를 경계하던 사람이 회사를 지켰고,
나를 가장 가까이에서 도와주던 사람이 자기 사람을 지키고 있었다.
사람은 거리로 판단할 수 없었다.
오히려 거리가 너무 가까운 사람이
더 위험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그 시절 누군가에게 듣고 싶었던,
신임 직바카라자를 위한 두 번째 상식 같은 비밀이다.
새로운 자리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을 너무 빨리 자기 편으로 만들려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