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인도 바라나시의 직공 까비르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 내면의 진리를
노래한 시인이다.
그는 힌두교와 이슬람교도들 사이에서
그 어느 한쪽에도 머물지 않았다.
“신은 다른 곳에 있지 않다.
모든 숨결 속에 있다.”
그가 말한 신은
이름과 형상을 가진 신이 아니다.
형상과 속성을 넘어선
절대적 실재였다.
우리가 신을 만나지 못하는 것은
신이 멀리 있기 때문이 아니라
나와 세계, 인간과 신을 분리해서 보는
우리의 무지와 착각 때문이니
그 벽을 걷어내면
내 안의 신성과 우주가
본래 하나였음을 깨닫게 된다.
15세기
기독교의 종교개혁 보다 앞서
까비르는 종교의 형식과 권위를
걷워냈다.
성지순례나 형식적 예배보다
자신의 내면을
먼저 들여다보라고 말했다.
신과 나 사이에
사제나 율법학자같은
중개자가 필요없고
누구든 직접 신과 만날 수 있다.
신께로 가는 길에
그 어떤 신분도 계급도 자격도
필요하지 않다.
까비르는
평생 천을 짜는 직공으로 살았다.
단순한 일상의 직조노동을 통해서
그는 매일 진리를 확인했다.
하층민 직공이라는 그의 신분
카스트를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오직 인간의 본질인
내면의 신성으로 노래했다.
까비르는
어려운 산스크리트어 대신
사람들의 일상어로 시를 지었다.
글자를 모르던 그였기에
그의 시는 처음부터 바카라이 아니라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배틀을 짜며 부른 노래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았고,
제자와 후대 사람들이 그것을 기록했다.
그의 시는
훗날 시크교 경전에도 수록되었다.
그렇게 한 직공의 노래는
500년이 넘는 시간을 건너
오늘까지 살아남았다.
까비르가 남긴 메시지는 단순하다.
신을 밖에서 찾지 말라.
형식에 매이지 말라.
분리의 벽을 걷어내라.
네 안의 신성을 보라.
그래서 힌두교도 그를 기억하고
이슬람교도 그를 존경하며
시크교도 그를 전통 안에 모신다.
까비르가 말한 진리는
그 모든 종교를 뛰어넘은 곳과
더 깊은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사원과 모스크를 지나고
카스트와 계급의 벽을 넘어
마침내 도착하는 곳.
바로
내 안의 숨결과
우주의 숨결이
본래 하나였음을 알아차리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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