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카이로 청년을 알고 있디 / 연재소설
내가 카이로에 온 것은 1년 전이었다. 착륙 직전 비행기 창문으로 내려다봤던 카이로는 ‘캄신’으로 자욱하게 덮여 있었다. 사막 속의 도시인 카이로에서, 도시 속의 사막이 보였다. 카이로 시내로 들어오면서, 3월이면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인 ‘캄신’이 안개처럼 자욱하게 시야를 가로막고 있었다. 바로 앞에 있는 물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 ‘캄신’ 속에서 카이로는 얼마 전 중동 전역으로 불어 닥친 ‘자스민 혁명’의 물결을 타고 전 지역이 전쟁터로 변해갔다. 군사정권에 저항하며 혁명의 꿈에 부풀어 있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당장이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반면에 혁명의 성공과 상관없이 오랜 군정에 지친 나머지 무표정한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들은 오래전 자신들을 착취했던 영국인들이 스핑크스 코의 일부를 없애버린 것에 대해 무감각해진 것처럼, 역사는 그렇게 흘러간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카이로에 도착한 나는 외국인들이 밀집해 사는 ‘메다니’에 짐을 풀었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서 가까운 한국식당으로 갔다. 식당 안에는 다음 날이 중동의 안식일인 금요일이라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한국 직원이 식당 주인에게 새로 부임한 나를 소개해주었다. 이곳에 근무하면 한국식당을 찾게 돼 있어 식당 주인과 자주 보게 될 것이다. 식사하면서 문득 내가 앉아 있는 탁자의 건너편에 이집트인처럼 생긴 젊은 남자가 한국인들과 같이 식사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 젊은 남자는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뭔지 모를 수심이 짙게 깃들어 있었다. 그런 그에게 나도 모르게 눈길이 자주 갔다. 동행했던 한국 직원은 줄곧 젊은 남자를 주시하고 있는 나를 보고 저런 사람에게 관심을 두지 말라고 조언을 해줬다. 그날 젊은 남자와의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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