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깔끔하게 한 푼도 안 남기고 돌아가셨다. 그 여파가 엄마한테 왔다.
"네 아버지는 아무리 그래도 10원 한 푼 안 남기고 그렇게 갈 수가 있냐. 자식들 부끄럽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래서일까? 엄마는 한 푼 두 푼 모아서 사고 났을 때 보험금과 아들이 준 용돈을 모아 적지 않은 돈을 마련하고 그것을 찬찬히 자식 다섯 명에게 나눠줄 계산을 하신다.
엄마는 생활비를 꼬박꼬박 내는 큰아들한테는 더 주고 싶은 모양이다. 큰아들은 무던히도 엄마를 위해서 아버지를 위해서 힘을 보태었다. 당연히 그래야 된다. 지금부터 정리를 하시는 엄마를 보며 쓸쓸함이 느껴진다. 평평생을 일만 하시다 가는 엄마가 너무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작은 소원이 있다. 엄마가 요양병원에도 가지 말고 병원에도 가지 말고 집에서 편안하게 주무시다 가는 것이다. 그때까지 오른쪽 눈은 실낱같은 빛으로도 사물을 구분할 수 있게 간절히 기도한다. 엄마는 죽기 전에 두 눈이 캄캄해질까 봐. 너 내심 걱정하신다. 그러면 나는 엄마 걱정하지 마.
엄마는 다섯 명의 자식들이 있잖아. 엄마 부자야. 일주일에 한 번 돌아가면서 엄마를 보살피면 되지. 왜 그렇게 다가오지도 않는 내 일을 걱정하며 마음을 써하면 엄마는 자식들 부담안주고 나는 그냥 서둘러 가야 되겠다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