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 명절이 다가오면 엄마는 어김없이 나의 손을 잡고 시장을 가시곤 했다. 그때는 시장에 옷들도 팔고 있었는데, 엄마는 그 옷들을 한참을 바라보다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가게 주인한테 말했다. 이 옷을 하나 주시고 돈은 달아 놓으세요. 달아 놓는다는 건 사투리로서 외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난 어린 마음에 왜 현금을 주지 않고 달아 놓으라고 하는 건지 창피했었다.
지금 내가 엄마 나이가 되니 그때 엄마 마음이 이해가 된다. 그때 엄마는 젊은 50대였다.
비록 농사일에 파묻혀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엄마는 예쁜 것들을 좋아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고 있어서일까?. 지금은 내 형편이 여유 있어 엄마와 어울리는 옷을 사주기 위해 전화해서 사이즈를 물어보면 이제 죽을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무슨 새 옷이냐? 사지 마라 하고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죽을 날이 뭐 정해져 있는가 하루라도 더 예쁘게 살면 그만이지 생각하고 엄마와 어울리는 옷을 매번 사다 드린다 그러면 엄마는 타박하시지만 내가 대전으로 가면 그 옷을 자랑스럽게 노인정에 입고 가신단다. 할머니들은 나이 들면 나이 들면 자식 자랑으로 산다고 하신다. 비록 타박했지만, 엄마는 내가 사준 옷을 입고 노인정에 가서 자랑을 하신다. 엄마가 예쁜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자랑하는 볼 빨간 엄마마가 너무 가엾고 너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