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처럼 넘어지다

by바카라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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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재활병원에 입원하고 한 달쯤 될 무렵 주말에 외출하여 가뿐하게 가까운 동학사에 갔다. 날씨도 화창하고 걷기에 딱 좋은 날씨라 가족들과 웃으며 동학사에 걸어 올라갔다. 큰아들과 작은 아들은 엄마가 잘 걸으니까 조금 안심하고 두세 걸음 앞에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면서 갔다. 나는 그 애들을 따라잡으려고 바삐 걷다가 방지턱에서 걸려 넘어졌다. 넘어진 내 소리에 큰아들과 작은 아들은 뒤돌아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큰아들 말로는 내가 마치 마네킹처럼 일자로 넘어졌단다. 그 충격으로 큰애는 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한참을 울었다. 그 모습이 애처로워 "엄마는 괜찮으니까 너무 울지 마. 너무 자바카라하지 마. 엄마가 잘못한 것이지 네. 잘못은 아니야." 하고 다독거렸다. 그 뒤 한참 후에 큰아들은 말했다. 그때 엄마 말이 수술 전 엄마 같았다고. 그래서 더 눈물이 났다고 그랬다. 마음은 예전의 나다. 늘.

그때 넘어진 이후로 낙상의 위험을 진실이 실감했다. 가볍게 여기던 낙상이 나한테 올 줄이야. 그 경험이 피가 되고 살이 되어서 그 이후에는 조심 또 조심하며 생활했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말처럼 한 번 넘어지니까. 그 이후로는 안전주의가 되었다. 넘어질 거면 일찍 넘어지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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