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경이 망가진 총각

by바카라갈피


내 옆방에는 서른두 살 시신경이 다쳐 앞이 안 보이는 총각이 있었다. 그 총각은 늘 15도 각도로 고개를 꺾고 멍하니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총각은 캄캄한 밤에도 혼자 고독에 묻혀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끔 짜증을 내었다 밥도 혼자 못 먹어서 간병인이 돌아가면서 한 숟갈씩 떠먹여 주는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그 총각이 이해가 안 되었지만 내가 눈을 감고 한 시간만 있었더니, 그 총각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빛은 없는데 노력을 한들 무엇하랴 하는 좌절감이 들 수 있을 것이다. 그 총각은 1년 넘게 병원에서 재활 중이다.

오히려 직업재활이 낫지 않을까? 그러면 최소한 혼자 살 수 있는 방법은 배우지 않을까? 그 총각을 보면서 가끔씩 나를 위로하기도 했다. 최소한 나는 눈은 보이잖아! 나보다 불행한 사람을 통해 위안을 받는다는 건 이기적이지만 그때는 그 위안이라도 해야 나 자신이 견딜 수 있었다. 눈이 안 보여도 마음의 빛은 밝힐 수 있다. 그 빛 따라 고독과 어둠에서 헤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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