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들이 견뎌준 8개월의 방식

by바카라갈피


두 아들은 엄마 없이 8개월을 버텼다. 냉장고에 표시를 해두고 서로서로 설거지한 날은 엑스표를 그렸다. 그리고 밥을 먼저 다 먹은 사람은 그다음 밥을 하고 큰형이 청소를 하면 작은 아이는 뒷정리를 하기로 했다.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은 종이는 큰아들이, 플라스틱과 비닐은 작은 아들이 버렸다. 그리고 빨래는 같이 하고 개킬 때에는 서로의 옷은 각자 방으로 가져갔다.

그래서 내가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오니 나름 체계적이고 규칙적인 습관을 들이고 그 여파가 퇴원한 나에게 돌아왔다.

요리는 요리를 잘하는 큰아들, 작은 아들은 엄마가 퇴원할 무렵엔 나름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 속에 이방인처럼 엄마가 와 있으니 처음에는 두 아들이 어색하고 불편했을 것이다. 잔소리도 듣고 달그락달그락 새벽에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신경 쓰인다고 했다. 내 나름의 규칙을 지키며 아들들을 지켜보고 있다. 나는 집에 돌아온다는 한 가지 목적으로 병원 생활을 꿋꿋이 이기고 돌아와서 천천히 집안 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지금도 냉장고 위에는 수술하기 전에 내가 써놨던 두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두 아들은 그것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의식불명 상태인 엄마를 기다리며 그 메모를 봤을 두 아들의 마음이 그려진다. 지금은 글씨체가 점점 수술 전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너무 오랜 기간 병원에 있었던지라. 내 행동이 예전 같지 않다. 두 아들은 그런 엄마를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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