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병에 장사는 없어도 효녀가 있다.

by바카라갈피


다빈치병원에서 94세 할머니가 있었는데, 일주일에 두 번 딸이 병문안을 왔다. 엄마의 세탁물 때문에 캐리어를 끌고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엄마를 만나러 매주 거르지 않고 왔었다. 그 딸이 너무 반가워 할머니는 딸을 볼 때마다 울음으로 맞이하였다. 그 할머니는 콧줄로 밥을 먹고 말은 한마디도 못 하였고 할 수 있는 일은 우는 것 밖에 못했다.


나는 그 할머니 눈빛을 보면 할머니의 마음을 알 것 같아서 딸에게 내가 엄마가 되어 편지를 써 줬다. “딸아 네 가족도 돌보렴. 내가 우는 것은 너무 반가워서 우는 거란다. 그리고 저녁에 달빛처럼 네 앞날을 밝혀주마.”라고 편지를 써줬더니, 그 따님이 너무 기뻐서 울었다. 그리고 내가 매일 동화바카라을 할머니에게 읽어 주었는데 퇴원하는 날 너무 섭섭해하였다. 긴 병에 장사는 없을지 몰라도 딸은 존재한다.

엄마를 하루라도 안 보면 눈물 날 것 같아서 대전까지 두 시간 걸려서 온다는 그 딸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다. 할머니는 비록 누워 있어도 자식에게는 많은 사랑을 남겨줬구나. 그래서 나는 할머니에게 퇴원할 때까지 매일매일 한 권의 동화바카라을 읽어줬다.

눈빛으로 내가 읽어주는 것을 반기는 것 같았었다.

할머니 주름살은 딸에게 빠져나간 사랑의 흔적이다. 정상적이면 나이 들어서 최소한 자식들 사랑으로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큰아들이 의사인지라 주말마다 할머니를 보살피고 있다. 할머니는 처음부터 할머니가 아니다. 눈부신 20대를 거쳐 거쳐 세월이 지나 할머니가 된 것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평생동인 인생을 불사르고 쪼그라진다. 할머니 곁에는 가족들이 있다. 내 곁에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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