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쥐를 자청하다

by바카라갈피


재활병원에 있을 때 다양한 실험을 했다. 한때는 뇌가소성을 도와준다는 뇌과학 실험기구에 자청해서 시험대상이 되었다. 괴이한 피에로 모자처럼 생긴 것을 머리 쓰고 전기 치료를 하는 것이었다. 뇌가소성을 높여 머리카락 한 올만큼이라도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실험 대상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치료에 임했다.

피에로 모자를 쓰고 치료를 하면서 타인의 시선을 느꼈지만 정작 나는 간절한 마음이었다. 가소성. 뇌에 도움이 된다면 뭔들 못할까. 4주간의 실험이 끝났고 느낌으로는 도움이 된 것 같았다. 가소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 작용이다. 그러니 그 효과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 것이다.

나는 병원에 있을 때 자청해서 실험자가 되기로 했고 그것은 실 한 오라기의 만큼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함에서였다. 원래 성격이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것은 나의 천성이다. 그 천성이 병원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 거다. 그 경험이 밀알이 되어 내 마음속에 자라고 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두렵고 낯설고 불확실하더라도 한 걸음만 내딛으면 얻는 게 있다. 한 걸음 떼기가 어렵지. 걷다 보면 익숙해지고, 걷다 보면 그 나름의 기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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