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들이 번갈아 가며 매일같이 바쁜 학교생활 중에도 저녁이면 어김없이 엄마 면회를 왔다. 그리고 나 또한 하루도 큰아들 얼굴을 보지 못하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불안한 한때였다. 학교에서 프로젝트며 과제며 동아리 활동이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엄마 전화 한 통이면 재빠르게 와 엄마와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그리고 병원 생활에 어려움이나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또 하루를 견디게 해 줄 조언도 잊지 않았다. 대학생활 3학년이면 여자친구도 사귀고, 동기들과 술 한 잔도 할만한데 엄마한테 달려오는 아들이 고맙고 미안했다..
그리고 이제는 퇴원해서 아들은 여자친구도 만나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취업공부도 열심히 한다. 그런 아들 지켜보면 내가 아들 하나는 잘 키웠구나 생각한다. 키도 크고 잘생긴 큰아들. 큰아들은 엄마가 아픈 뒤로 아픈 사람이 주위에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엄마가 아프기 전엔 한 번도 아픈 사람 심정은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하는데 엄마가 아프니까 주위에 아픈 사람만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친구 아버지가 10년째 식물인간처럼 누워있는 애가 있는데, 그 애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다고 했다. 큰아들은 엄마가 아픈 뒤로 두 배, 세 배 성숙하고 마음이 깊어졌다. 세상을 보는 눈도 깊지고 마음이 단단해졌다. 엄마는 그런 큰애가 애처롭지만 그 애처로운 눈빛도 큰아들은 툭툭 털고 일어난다. 비록 부족한 엄마지만 아들 옆에 있어 주고 싶다. 나는 지금 두 아들 곁에 엄마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