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깊게 만드는 사유의 출발점은 불의에 항거한 투쟁의 역사다.
나는 오래전부터 스스로에게 질문해 왔다.
"왜 정의를 말했던 사람들은 언제나 먼저 죽어야 했을까."
불의에 항거한 투쟁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그것은 단순한 사건의 집합이 아니라, 인간이 무엇을 위해 살아왔고 무엇을 위해 죽음에 이르렀는지를 묻는 과정이다.
투쟁의 전개 과정 속에서 수많은 이들은 가장 소중한 자신의 생명을 걸었고, 그들이 남긴 것은 패배나 승리가 아니라 정신과 철학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속했던 슬롯와 시대를 지배하던 사상은 끝내 그들을 체제의 밖으로 밀어내었고, 침묵시키며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오늘의 세계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거대한 이념과 패권 경쟁은 여전히 인간을 수단으로 소모시키며 아슬아슬한 힘겨루기 속에서 끊임없는 긴장을 재생산하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거대한 이념의 충돌 속에 흔들리고 있고, 그 균열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언제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다. 뉴스를 통해 접하는 전쟁과 갈등은 멀리 있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나는 묻고 싶다. 우리는 그들의 희생 위에 서서 살아가면서도, 그들이 왜 싸웠는지를 얼마나 깊이 기억하고 있는가.
또한 그들이 거부했던 폭력과 불의의 구조를, 그들이 목숨으로 이뤄냈던 자유의 체제를 너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개선하거나 계승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또다시 반복 재현되고 있는 그 불합리한 구조를 무기력하게 순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억이란 무엇인가. 기린다는 것은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그들이 거부했던 세계를 다시 묻는 행위여야 하지 않을까. 과거의 희생을 사유하는 일은 곧 오늘의 폭력을 인식하는 일이며, 미래세대를 위한 바카라임을 지는 일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다시 나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나는 어떤 세계 위에 서서 살아가고 있고, 또 어떤 세계를 다음 세대로 남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