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불교의 시원지, 불갑사(佛甲寺)에서 확인해보는 한국 불교의 위엄
K-팝, K-드라마, K-게임을 넘어 이제는 K-불교다. 요즘 MZ세대들에게 불교는 핫이슈이자 친숙함의 표본이다.
절이 MZ세대의 데이트 장소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연인을 찾기 위해 '나는 절로'라며 솔로 남녀들이 절로 향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 사이에서는 키링과 텀블러, 문구류 등 불교 굿즈가 유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특이하게 다양한 종교가 서로 존중, 공존하고 있으며 갈등이 적은 나라이다.
그 중에서도 불교에 대해서는 무종교인들도 사찰을 찾고 부처님께 절을 올리는 일에 거리낌이 없을만큼 불교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없고, 한편으로는 다들 마음속으로 어느정도 믿고 의지하는 종교다.
그도 그럴것이 역사적으로 불교가 들어온 것은 삼국시대부터 이므로 역사도 오래됐다.
호남 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백제의 불교수용은 침류왕 시기(384)로 거슬러 올라가며 동진에서 온 승려 마라난타를 왕이 궁중에서 우대하며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일로부터 기원한다.
그 중에서도 불갑사(佛甲寺)는 마라난타가 중국 동진에서 배를 타고 영광 법성포로 들어와 근처 불갑산 자락에 처음 지은 절이다.
'불교가 전해진 뒤 처음 건립됨으로써 모든 사찰의 으뜸이 된다'고 하여 부처 불(佛)에 첫째 갑(甲)자를 쓰는 절이 되었다.
불교의 갑(甲)이라니, 그 자부심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경내에서는 보물 제830호 대웅전이 중심 문화재이다.
대웅전 앞에 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화려한 꽃살무늬다. 대웅전 문살에 새겨진 화려한 꽃살무늬는 한국 사찰 건축의 정수를 보여준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문살만 바라봐도 왜 이 건물이 보물인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대웅전의 가장 독특한 점은 불단의 방향이다. 보통의 사찰은 건물의 정면을 바라보게 불상을 안치하지만, 불갑사 대웅전의 불상은 서쪽을 등지고 남쪽을 바라보는 배치를 보인다. 이는 서방정토를 상징하는 아미타불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함이라고 한다.
"중앙집권기가 시작하던 시기, 삼국시대에 불교는 왜 필요했을까?"
삼국시대 중앙집권기가 시작되고 부족슬롯가 통합되어 나라가 건립되기 시작할 때, 통치자는 흩어진 부족슬롯를 하나의 국가로 묶기 위해서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위 버전의 공통의 가치가 필요했다. 그 역할을 한 것이 '불교'였고 왕즉불(王卽佛)사상(왕이 곧 부처)의 도입으로 왕은 한층 더 권위를 가질 수 있었다.
시대와 왕조가 바뀌며 정치세력과의 반복된 갈등과 연합으로 불교는 부침을 겪었지만 오랜 세월 한국인들의 생활 속에 자리하며 마음의 위안을 주는 종교였고, 최근들어 타 종교에 비해서 그런 역할이 더욱 돋보이는 중이다.
1600여년 전 나라를 하나로 묶었던 불교는, 오늘날에는 지친 마음을 다독이는 공간이 되었다.
불갑사는 단순한 고찰이 아니라, 한국 불교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조용히 증명하는 장소다.
복잡하고 다사다난한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불교의 가르침은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엄중하게 다가온다. 삭막하게 각자도생하기 바쁜 현대인들에게 불교의 가르침은 마음 속의 위안이, 가끔 방문해보는 사찰은 고요와 성찰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