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휴직맘에서 살림명상 안내자까지

자기계발에서 자기탐험으로, 변화경영에서 살림명상으로

by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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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 없는 세상에서 10년도 넘게 잘도 살았습니다. 일이 정체성의 거의 전부였던 제게 하는 일로 자신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 답답한 일이었습니다. ‘도대체 뭐 하시는 분이세요?’라는 다소 의혹에 찬 질문도 숱하게 받았습니다. 상황에 따라 이런저런 대답으로 순간을 모면해 왔지만, 질문을 받을 때마다 속으로 조용히 대답하곤 했습니다.


그러게요. 저도 바로 그게 궁금하다니까요.
도대체 저는 뭐가 되려고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요?


그러던 제가 드디어 명함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흔히 아는 종이명함은 아닙니다. 이제 같은 질문을 받으면 명함을 건네는 수고 대신에 휴대폰 네이버 검색창에 ‘아난다 인요가(2026년 現 아난다캠퍼스)’를 찍어줍니다. 검색되어 나온 ‘아난다 인요가’의 정체성은 무려 ‘명상센터(2026년 現 살림명상연구소)’입니다. 플레이스 등록을 하기 위해 요구하는 창을 채워 넣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리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명상센터의 대표인 셈입니다. 새삼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궁금해졌습니다. 어떻게든 저 하나 잘 살아보자는 지극히 '세속'적인 욕망에서 시작했던 여정은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요?


스승의 바카라을 처음 만난 것은 둘째 아이를 낳고 출산휴가를 보내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이 하나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찌어찌해서 둘째까지 낳기는 낳았는데 이제 어쩌면 좋을지 막막하기만 하던 시절.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서 ‘나는 사는 듯싶게 살고 싶었다’라는 문장을 만난 순간 온몸의 피가 거꾸로 돌아가는 듯한 전율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 순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좀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이요. '그리 살 수만 있다면 지옥이라도 가겠다.'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때 제게 ‘사는 듯싶게 산다’는 것의 이미지는 ‘명상’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저 제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로 계발해서 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사는 폼나고 멋진 삶을 살고 싶었을 뿐이었거든요.


스승을 만난 이후 저를 통과해 갔던 모든 것들이 결국 '명상'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은 이 모든 여정이 시작된 지도 8년이 가까워가던 무렵 우연히 참석했던 MBSR 명상 워크숍에서였습니다. 당시 만해도 명상은 평범한 세속인인 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머나먼 세계의 그 무엇이라고 여기던 때였습니다. '어찌 되었든 기왕 요가계에 몸을 담갔으니 요가랑 세트상품처럼 여겨지던 ‘명상’이 뭔지 알고는 있어야지' 하는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워크숍을 신청했습니다.


흔히 건포도 명상으로 알려져 있는 먹기 명상, 바디스캔 이완명상, 걷기 명상, 하타요가와 함께하는 움직임 명상 등 세션이 거듭되면서 명상의 본질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감을 잡게 되자 자연스럽게 몸 안에서 저도 모르게 '아하'가 올라왔습니다. 결국 궁극의 자기 계발은 변화경영일 수밖에 없고, 변화경영은 '자기 내면의 변화와 혁명'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스승의 메시지가 요가를 비롯한 동양의 오랜 영적 전통에서 많은 스승들이 설파한 가르침과 정확히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게 되었던 겁니다.


나이 쉰에 온라인 게임생활 때려치우고, 홀로 산티아고 길 순례길에 나섰다가 그 길 위에서 문득 고향 제주를 떠올렸다던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의 '아하'가 이런 느낌이었을까요? '산티아고 길보다 더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을 제주에 만들리라' 결심하고 귀국해, 사단법인 제주올레를 발족하고 걷는 길을 내기 시작했다는 그녀의 이야기가 자꾸만 가슴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스승과 함께 걸었던 '나에게로 향하는 길'을 그 길을 그리워하는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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