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길 vs '사랑'의 길

마흔일곱 번째 편지(2020.1.26)

by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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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는 일이
‘돈’이 되지 않아도 계속할 수밖에 없는 활동이라면
밥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그러니까 2016년 이후의 시간들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현실’만으로 이루어진 삶과 ‘사랑’만 좇으며 사는 삶 모두를 너무나 뼈저리게 체험했기에 더 절실했을 겁니다.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돈’을 끝까지 파보기로 했습니다. 도대체 ‘돈’이란 것이 무엇이길래 제 삶을 이리도 철저히 휘두르고 있는지를 살피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바카라을 통해 돈의 역사, 구조, 원리를 공부하는 동시에 현재 자산상태, 수입과 지출현황, 원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돈의 크기, 필요한 돈을 조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 등 내 삶의 구체적 현장에서 실제로 작용하고 있는 돈을 또박또박 점검하고 실행해 나갔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새로 알게 된 가장 충격적인 진실은 제게 ‘돈’은 단순히 ‘밥’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침착하게 숨을 고르고 살펴보니 아무리 보수적으로 계산해 봐도 ‘혹시나 이러다 정말로 굶어 죽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뒷바라지도 할 수 없는 것 아닐까’하는 최소한의 생존을 걱정해야 할 단계는 이미 넘어서 있었습니다. 저를 괴롭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구현될 가능성이 한도 끝도 없이 희박하다는 것이 그리 맹신하던 숫자로 명백히 확인이 되는데도 이상하게도 불안의 먹구름은 쉬이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 ‘돈’은 저의 가치를 입증해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습니다. 머리로야 ‘돈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이없는지 모를 리 없었지만, 존재가 아닌 성과로 가치를 재단받아온 오랜 세월의 관성을 넘어서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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