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공동체(2021.1.20)
소희언니와의 진한 글쓰기 수업 이후였을 거예요. 이 공간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것이. 언니는 제게 무엇을 하신 걸까요? 언니와의 7주를 보내고 솔직히 쫌 많이 힘들었더랬습니다.
살면서 처리하기 버거운 것들을 슬그머니 감추어 꼭꼭 봉인해 두었던 제 가슴속 판도라의 상자. 저 자신조차 잊고 살던 그 상자의 작고 작은 열쇠구멍을 어찌 그리 정확히 찾아내 쑥 찔러주시던지. 아프다 비명을 지를 짬도 없이 상자 안에 갇혀있던 것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죠.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무도회에서 왕자 품에 안겨있는 중에 12시를 알리는 종소리를 들은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랄까요? 아니죠. 신데렐라는 종소리를 듣고 빠져나올 정신이라도 있었지만 전 아니었습니다. 무도회에서 사람들이 다 보고 있는 가운데 재투성이 누더기차림이 되어버린 느낌이었으니까요.
상상해 보셨나요? 만약 정말로 신데렐라가 12시 종소리를 놓치고 왕자의 품에 안긴 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더라면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ㅎㅎ
그러고 보니 작년 초여름 글쓰기 수업 이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바로 그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었던 거였네요. 오늘 문득 언공에 글을 남겨야겠다 하는 맘이 든 것도 이제는 자신 있게 신데렐라, 그 뒷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로운 신데렐라 이야기 역시 해피엔딩(?)입니다. 어쩌면 원작보다 더 깊은 차원의 해피엔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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