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세 번째 편지(2020.12.29)
지난 화요일 새벽이었습니다. 요가 매트 위에서 벌써 몇 번째 울려대는 알람소리에 마지못해 몸을 일으켜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마음편지를 쓰는 날이니 하루 정도는 요가수업 연습을 쉬어가자고 해놓고는 결국 자정이 다 되도록 매트를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벌써 며칠째 ‘안녕하세요? 지금부터 3시간 여러분과 자기 돌봄 명상을 함께 할 아난다입니다.’ 딱 여기까지 하고 나면 말문이 막힙니다. 전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는데 입에서 나오는 말은 엉뚱한 단어들뿐이니, 사람들 불러 모아놓고 버벅대고 있는 제 모습을 떠올리면 심장이 쪼그라들며 솜털이 저절로 일어섰습니다. 그러니 어찌 하루라도 수업연습을 건너뛸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글쓰기가 수월한 것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요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 나서 벌써 몇 주째 밤샘 작업입니다. 컴퓨터 앞에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 많은데 대체 어찌 전달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은 마찬가지. 그날도 자정을 훌쩍 넘겨서야 매트 접을 여유도 없이 바로 컴퓨터를 켰지만 이것저것 썼다 지웠다만 반복할 뿐 도무지 글이 써지지를 않았습니다.
피로로 날카로워진 신경이 수명 다해가는 필라멘트처럼 파르르 떨리는 것이 느껴지는 상황이니 앉아 있어 봐야 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좀처럼 포기가 되지 않습니다. 결국 매트 위에서 요가 니드라(심신의 이완을 유도해 안정적인 상태에 이르도록 하는 명상법)를 빙자한 쪽잠으로 몸을 달래 가며 한 줄 한 줄 아슬아슬하게 글을 뽑아내야 했습니다.
글쓰기와 요가를 통해 자신을 돌보는 자기 돌봄 명상수업. 아주 오래 품고 있던 이 열망이 이루어질 기회가 찾아왔을 때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 글쓰기와 요가.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워 그냥 무너져 버리고 싶었을 때 저를 일으켜 세워주었던, 아니 지금도 여전히 저를 살아있게 해주는 고마운 사랑을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는 삶이라니!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거렸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얻은 크고 작은 깨달음들로 이제는 그 과정에서 오는 웬만한 어려움쯤은 가뿐히 소화해 낼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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