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편지(2020.4.14)
페이스북에 아침의 시를 시작하면서 외국 시인의 시를 소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시는 아무래도 접하기 쉽고 많은 시인들이 소개하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의 시는 구본형(1954-2013)의 시다. 아침의 시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소개될 국내시일 것이다.
'변화경영사상가'라는 명칭으로 불렸지만 내 눈에 비친 구본형은 시인이며 구루이다. '경영'은 아마도 그가 한국 IBM에서 20년 동안 경영혁신 전문가로 일했기 때문에 붙었을 것이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설립해 수백 명의 연구원과 '꿈벗'들에게 그가 역설한 것은 다름 아닌 '자기 내면의 변화와 혁명'이다. 동양의 오랜 영적 전통에서 많은 스승들이 설파한, '변화의 시작은 자기 혁명이어야 한다'와 맥락이 같다.
'위대함은 무엇을 하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든 그것에 사랑을 쏟는 것이다'라는 자신의 말을 가장 잘 실천한 본보기가 구본형 자신이다.
2014.7.21 류시화님의 Facebook글 중에서
이제는 그만하려고 했는데... 올해는 안 그러려고 했는데... 그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모두가 황당해하는 제 발표를 듣고 사부님께서 주신 말씀에 용기를 얻었던 걸까요? 저는 어찌 그런 무모한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요? 또 사부님께서는 어찌 그리 장담하실 수 있으셨던 걸까요?
내면의 자산을 쓸 수 있는 사람으로 익어가기 위해 스스로에게 정성을 다하는 10년을 보내겠다고 큰소리 빵빵 쳐놓고도 한번 피어보지도 못하고 사라지게 될까 봐 두려움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시간이 짧지 않았습니다.
때론 사부님께서 주신 말씀이 너무 무거워 도망치고 싶은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정말 10년이 정말 흘렀습니다.
복리로 10년간 굴리면
인류 모두에게 혜택을 줄 만큼 충분해지지 않을까요?
제가 인류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만큼 풍요로워졌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일까요? 이제는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가 않습니다. 지금, 여기.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엄청난 축복인지 눈치채버렸거든요. 10년이면 모든 걸 바꿀 수 있다는 말씀 안의 '모든 것'이란 다름 아닌 세상을 느끼는 센서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거든요.
미옥아, 수고했다!
그러게 내가 된다지 않았더냐?
어제 절두산에서 바람으로 들은 목소리, 사부님이시죠? 이제야 알겠습니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채찍질인 줄만 알았던 사부님의 말씀은 오직 '너로 살아있으라'는 축복이었음을...
앞으로 제게 주어진 시간은 바로 그것,
'나로 살아가는 기쁨'을 전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