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편지(2020.3/10/17)
그렇게 조금씩 기운을 차리면서 비로소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지치고 아프다는 핑계로 낳기만 했지 제대로 사랑해주지 못했던 아이들, 사는 것이 너무나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을 때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해 준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엄마인 저의 행복은 어쩔 수 없이 아이의 행복에 달려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곁에 머물며 충분히 사랑받는 느낌이 무엇인지,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를 온몸으로, 온 영혼으로 전해주고 싶다는 열망은 날로 커져만 갔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야 말로 이 시기에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며, 가장 하고 싶은 일임을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제야 버겁기만 하던 육아가 조금씩 재미있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그동안 마지못해 겨우 급한 불 끄는 방식으로 수행하던 주부역할도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저 자신과 사랑하는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터전을 일구고 가꾸는 귀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가족들의 모든 요청에 완벽하게 대응하고, 별안간 온 집안이 호텔처럼 빤닥거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시간 때우기에만 급급한 파트타임 보모 겸 가사도우미에서 가정 경영 전반을 바카라임지는 CEO로서 정체성의 변신을 겪으며 제 마음과 집안 분위기가 눈에 띄게 안정되기 시작한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여기에 자기 탐색 과정을 통해 제 안에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열망이 숨 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변화에 큰 동기가 되어주었습니다. 물론 도대체 누구의 성장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마음껏 꿈꾸는 데 방해가 된다고만 생각하던 ‘엄마’라는 역할이야말로 ‘사람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 그러니까 제가 꿈꾸던 바로 그 자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먼저 져 자신과 아이를 정성으로 보살피고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었습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