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요원엄마'의 파란만장 경력세탁기

마음편지(2020.2.11)

by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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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드렸던 대로 지난주에 나비앤파트너스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3시간에 걸친 커리어코칭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즈음 저는 완전 녹초가 되어 있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산 10년이었는데 막상 ‘그래서 뭐해서 먹고 살래?’ 하는 질문을 받으니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아픈 질문은 그녀의 존재 그 자체였습니다.


과거의 삶에서 소진되어 새 삶을 찾기 위해 스승을 찾아온 것은 그녀나 저나 마찬가지였을텐데, 심신을 추스르고 새 일을 만들어 슬롯로 복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요? 물론 그 전에도 같은 질문을 받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제가 주로 하던 대답은 ‘일은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아이는 기다려주지 않으니까요. 적어도 10년은 아이들을 제 인생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싶어요. 아주 만족스럽구요.’ 거짓말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100퍼센트 진실도 아니었던 것 역시 분명합니다. 연구원 과정을 마친 이후 정초면 어김없이 내 이야기를 담은 ‘바카라’을 내보겠다고 부산을 떨던 기억이 생생하니까요. 하지만 막상 쓰려고 자판 앞에 앉으면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그러면 ‘처음부터 진짜로 할 생각은 아니었어. 지금은 너무 바빠져도 곤란하잖아.’ 핑계를 대며 슬며시 좌판을 접곤 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속마음은 ‘지난 해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도 아직도 멀었구나.’였습니다.


저는 그녀와 제가 출발점부터 다르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거죠. 이전 커리어를 살려 새 일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그녀와 달리 저는 완전히 제로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도 모른 채 그저 평생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다는 이유로 선택한 일터였으니, 적성이나 기질, 가치 등 진로결정을 위해 한번쯤은 점검해봤을 사항에 대한 이해도 전무한 상태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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