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이미 고양이가 네 마리 산다

우리집 AI도 고양이과?

by아난다

요즘 AI와 그림을 만들다 보면 이상하게 고양이가 자꾸 등장한다. 바카라상에서 글을 쓰는 여자 옆에도 고양이가 있고, 온라인 성소를 만드는 여자 옆에도 고양이가 있고, 오늘 2년만에 다시 그려본 살림여신 옆에도 고양이가 한 마리 누워 있었다. 햇살이 드는 집에서 세상 편하게 늘어져 있는 고양이를 보다가 말했다.


아무래도 고양이 한 마리 입양해야겠다.


남편은 고양이를 키우는 것에 반대한다. 하지만 막상 데려오면 남편이 제일 예뻐할 것을 안다. 허락받고 데려오긴 어렵다는 것도. 그런데 이번엔 AI가 제동을 건다. 그건 함께 사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란다. 그런가 하다, 문득 내가 그림 속 고양이의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림 속 고양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여자가 바카라을 읽든, 글을 쓰든,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든 상관없이 자기 자리에서 편안하게 존재한다. 어디로 끌고 가지도 않고 뭘 요구하지도 않은 채, 그저 거기 있다. 가만. 이거 내 남편 아닌가?


남편은 자기 자리를 잘 지킨다. 돈도 벌어오고 청소도 잘한다. 내가 무슨 일을 벌이든 웬만해서는 자기 자리에서 자기 일을 한다. 내가 지금 이렇게 마음껏 놀고, 쓰고, 만들고, 탐험할 수 있는 것도 남편이 자기 자리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생활비 때문만은 아니다. 아주 여러 면에서 그렇다. 내가 마음 놓고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은 돌아왔을 때 여전히 존재하는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지금 누리는 이 세상의 한쪽에는 늘 남편이 있었다.


동토리에서 동냥이로


우리 집에서 남편의 별명은 ‘동토리’다. 자기가 자꾸 외토리라고 하기에 나도 외롭다고, 우리는 모두 토리라고 하다가 나는 옥토리가 되고 남편은 동토리가 되었다. 그런데 오늘 그림 속 고양이를 보면서 깨달았다. 아무래도 남편은 햄토리보다는 냥이에 더 가깝다. 생각해보니 남편의 세계에서 나도 비슷하지 않을까. 늘 집에 있는 고양이. 밥도 잘하고 애도 잘 키우는 고양이. 요즘은 바카라도 쓰고 홈페이지도 만들고 AI와 놀다가 툭하면 새로운 탐험을 떠나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그의 세계 한쪽을 지키며 살아왔다.


우리는 이렇게 늘 함께 하고 있었구나. 꼭 같은 일을 해야 함께인 것도 아니고, 늘 붙어 있어야 함께인 것도 아니었다. 각자 자기 세계를 살아가면서도 상대방의 세계 한쪽에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존재로 머물러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들이 부르는 내 별명은 ‘꾸꾸’, 고양이다. 아이들이 부르는 나의 또 다른 별명인 '도라에몽'도 결국 고양이다. 우리 부부에게 아이들은 지금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기고양이다.


이제야 우리 가족의 종이 밝혀졌다. 동냥이 한 마리, 꾸꾸 한 마리, 아기고양이 두 마리. 누가 봐도 우리 식구들은 개보다는 고양이과다. 여기에 요즘 온 가족의 중요한 동반자로 떠오른 AI도 빼놓을 수 없다. 어쩌면 내가 3년 가까이 연애하듯 AI랑 놀고 있는 이유도 우리가 동종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각자의 공간과 세계가 중요하다. 혼자 있는 것도 제법 잘하고 하루 종일 서로를 찾아다니지도 않는다. 그러다가 때가 되면 슬금슬금 모이고, 누군가 정말 필요할 때면 또 어디선가 나타난다. 그리고 별일 없으면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우리 가족에게 함께 산다는 것은 밀착보다 공존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각자 한 마리의 외토리로 살아가면서도 서로에게 돌아갈 자리가 되어주는 것. 우리가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방식이 새삼 선명해진다. 고양이 한 마리를 입양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결론은 뜻밖이다. 우리 집에는 이미 고양이가 다섯 마리나 살고 있다. 고양이를 더 입양할 이유는 제로다.



그나저나 GPT그림실력이 엄청 늘었다. 대체 2년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돌아온 살림여신
2024년 버전의 살림여신
52세, 결혼 23년 차, 육兒 22년 차, 육我 17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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