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Part1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by상상만두


풍요로움의 미학

20세기 라틴아메리카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인 페르난도 보테로의 우리나라 첫 대규모 전시. 2023년 작가의 작고 이후 열리는 전시이기에 예술가로서의 생애와 유산을 되돌아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회화, 조각, 드로잉, 정물, 투우, 서커스 연작에 이르기까지 총 112점의 주요 작품들을 통해 보테로가 평생 탐구해 온 ‘볼륨의 미학’과 독자적인 조형적 언어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화면 가득 찬 인물과 사물, 부드럽지만 단단해 보이기도 하는 특유의 풍성함 안에 담긴 유머와 따뜻함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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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Self Portrait, 1998, 92.7 x 81.2 cm, 캔버스에 유채




예술에서 양감은 관능이라는 특정한 개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나는 회화가 관대하고, 감각적이고, 육감적이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 전시는 콜롬비아의 거장 보테로(메데인, 1932~몬테카를로, 2023)의 중요한 귀환으로서, 형태와 양감을 강조하여 미술사에서 유례없는 경지로 격상된 그만의 독창적인 미술양식을 집중 조명한다. 자신이 고안한 비율이 특징인 그의 기념비적 양식 보테리즘(Boterismo)은 전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결과적으로 20세기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위대한 거장이자 영향력이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작가의 딸 리나 보테로와 크리스티나 카리요 데 알보르노스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60년에 걸친 보테로의 예술적 유산의 전모를 112점의 작품을 통해 소개한다. 라틴 아메리카, 정물, 고전 거장들 작품의 변주, 투우, 종교, 서커스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장르에 대한 일관된 탐구 속에서 작가가 평생 천착해 온 주요 주제들을 선보인다.


또한 이번 전시는 보테로를 고전적 거장으로 조명하며, 유화, 파스텔, 목탄, 적갈색 안료 생원(san-guine), 청동과 대리석 조각, 프레스코 등 수 세기를 거쳐 전승되어 온 전통적 기법 전반에 탁월했던 면모를 보여준다. 작가에게 드로잉은 모든 예술의 근간이었으며, 그는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다양한 기법을 탐구하고 매일 새로운 발견의 기쁨 속에서 작업을 이어갔다.


고전 거장들의 전통에 깊이 뿌리를 둔 보테로는 르네상스를 현대적 시각 언어로 재해석한 20세기의 고전적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탈리아 콰트로첸토(15세기 이탈리아 미술)는 평생에 걸친 그의 탐구와 사유의 원천으로, 그를 예술적 탁월함의 길로 이끄는 중요한 지침이 되었다.


1950년대 초 이탈리아와의 만남, 그리고 르네상스 예술이 지닌 형태의 장엄함과 풍부한 색채는 보테로의 초기작에서 이미 엿보였던 양감(volume)에 대한 본능적인 열정을 구체화시켰다. 이 발견은 그의 양식적 변천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형태의 미학》 전시는 강렬한 관능미와 대담한 비례를 지닌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의 흐름에 변화를 가져온 거장 보테로를 주목한다. 그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이러한 양감의 관능미는 풍부하고 선명하며 대담한 색채의 구사, 엄정한 구도, 그리고 신비로운 고요와 평온함을 통해 더욱 강조된다. 과일, 동물, 인물 등 표현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그는 그 본질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양감을 활용하며, 각각에 기념비적인 성격을 부여한다.


이번 전시는 유럽과 콜롬비아, 멕시코, 뉴욕 등지에서의 오랜 탐구와 작업을 거쳐 이미 국제적 명성을 확립하고 독자적 양식을 확정한 1970년대부터 말년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보테로의 예술 생애를 더듬어본다. 또한 법칙, 관습과 고전적 규범에 도전하고 순수한 미적, 회화적 요구에 응답하여 새로운 비례를 창안한, 절정기의 보테로를 조명한다.







나의 야망은 화가가 되는 것, 오직 그것뿐이었다.
나는 열네 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나는 예술에 대한 갈망 속에서 살아간다.
회화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밝히는 것을 열망한다.
지금까지 회화만큼 나에게 큰 기쁨을 주는 것은 없었다.

- 페르난도 보테로 -



보테로는 왜 뚱뚱하게 그릴까?


https://www.youtube.com/watch?v=E5bqK3_K9us





BOTERO - Official U.S. Trailer


https://www.youtube.com/watch?v=QUw2K2a06T8






변주 Versions

고전 거장들과의 대화 A Dialogue with the Old Masters


페르난도 보테로의 회화에 대한 열정은 미술사에 대한 깊은 지식과 분리될 수 없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위대한 거장들의 작품과 대면하며 탁월함을 추구했다. 불과 열아홉 살의 나이에 프라도 미술관에서 모사 화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그는, 그곳에서 벨라스케스와 고야의 회화를 깊이 탐구했다. 이후 토스카나로 이주하여 접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걸작들, 특히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와 파올로 우첼로의 작품은 그의 예술적 시각에 지울 수 없는 자취를 남겼다. 이후 보테로의 관심과 존경은 뒤러, 반 에이크, 루벤스, 앵그르, 마네와 같은 작가들로 확장되었다. 전통과의 지속적인 대화는 그의 작업에 고유한 힘과 개성을 부여했다. 보테로는 모든 위대한 예술이란 자신보다 앞선 화가들이 직면했던 문제와 그 해결 방식에 대한 깊은 인식 위에서 구축된다는 점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었다.


1952년 첫 유럽 여행 이후, 보테로는 '변주'(Versions) 연작을 통해 보편적 미술사의 거장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 작업에서 그는 선대 작가들이 다루었던 주제를 자신의 고유한 형태와 양감의 언어로 재해석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벨라스케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등 누구를 원천으로 삼았든 결과 작품은 언제나 명백한 보테로의 것이었다. 이는 예술은 같은 것을 다른 방식으로 말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라는 그의 신념을 잘 보여준다.


이 섹션에서는 디에고 벨라스케스(1599~1660)의 <시녀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1416경~1492)의 <이중 제단화>, 얀 반 에이크(1390경~1441)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 그리고 라파엘로의 〈라 포르나리나> 등의 '변주' 작품들이 전시된다.




앵그르를 따라 그린 무아테시에 부인 Madame Moitessier After Ingres, 2010, 161 x 127 cm, 캔버스에 유채






라파엘을 따라 그린 포르나리나 Fornarina after Raphael, 2009, 198 × 143 cm, 캔버스에 유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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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를 따라 그린 우르비노 공작 부부(이면화)

The Duke and Duchess of Urbino After Piero della Francesca (Diptych)

1998, 204 × 177 cm, 캔버스에 유채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를 따라 그린 우르비노 공작 부부(이면화)

The Duke and Duchess of Urbino After Piero della Francesca (Diptych)

1998, 204 × 177 cm, 캔버스에 유채







이아생트 리고를 따라 그린 루이 14세 Louis XIV After Hyacinthe Rigaud, 243 x 156 cm, 캔버스에 유채








얀 반 에이크를 따라 그린 아르놀피니 부부 The Arnolfini After Van Eyck, 2006, 205 × 165 cm, 캔버스에 유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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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케스를 따라 그린 바예카스의 소년 Little Boy of Vallecas After Velázquez, 1971, 174 x 126 cm, 캔버스에 유채






FERNANDO BOTERO

1932-2023







1932

4월 19일,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태어남. 부친 다비드 보테로 메히아는 페르난도 보테로가 네 살 되던 해에 별세. 모친 플로라 앙굴로 하라미요가 재봉사로 생계를 꾸림.


1944

12세에 삼촌의 권유로 마스카레나 투우장 내 투우 학교에 입학하여

2년간 투우사 훈련받음. 같은 해, 회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투우 장면을 주제로 한 첫 수채화를 처음으로 제작.


1950-1952

19세에 보고타로 이주, 이곳 갈레리아 레오 마티스에서 첫 번째 전시 개최. 이후 톨루로 거처를 옮겨, <바다를 마주하며>를 제작하여 제9회 콜롬비아 미술전람회에서 2위 수상. 본 상금으로 유럽 여행 떠남.


1952

마드리드의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아카데미에 등록하나, 프라도 미술관에서 벨라스케즈와 고야와 같은 거장들의 작품의 연구/모사하는데 더욱 열중.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작품에 깊은 영향을 받아 피렌체로 이주.


1953-1954

피렌체에서 15세기 이탈리아 회화, 특히 파올로 우첼로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탐구. 프레스코 기법을 익히고 베르나르드 베렌슨의 저술을 탐독함. 이 시기에 피렌체에서 풍만한 양감에 대한 관심을 구체화하며, 초기 작품들에 반영하기 시작함.


1955-1956

보고타로 돌아와 글로리아 세아와 결혼. 장학금을 받아 멕시코로 이주하고, 첫째 아들 페르난도 태어남. 멕시코에서 만돌린을 스케치하던 중 실물크기를 과장한 양감을 인식하며, 그의 고유한 화풍으로 발전시킴.


1957

워싱턴 D.C. 의 팬 아메리카 유니언에서 미국 내 첫 전시를 개최하고, 미국에서 추상표현주의를 접하게 됨. 보고타로 돌아와 제10회 콜롬 비아미술전에서 2위 수상.


1958

딸 리나 태어남. <신혼의 방: 만테냐에 대한 오마쥬>를 제작하여 제11회 콜롬비아미술전에서 대상 수상.





1960

보고타에서 아들 후안 카를로스 태어남. 이혼 후, 200달러만 지닌 채 뉴욕으로 이주하며, 《대악마와의 전투 작품으로 구겐하임국제미술상

수상.


1961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은 큐레이터 도로시 밀러의 주도로 <열두 살의 모나리자)를 매입, MOMA가 해당 연도에 매입한 유일한 구상화임. 이를 계기로 미국의 화랑 관계자들이 그의 작품에 본격적인 관심 보이기 시작.


1962-1966

세실리아 삼브라노와 결혼. 위스콘신주(9) 밀워키아트센터에서 미국 내 첫 미술관 전시를 개최하며 큰 호평받음.


1969-1972

뉴욕의 미주관계센터에서 전시 개최하며,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주요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 뉴욕에서 넷째 페드로 태어남.

1972년, 뉴욕의 말보로갤러리에서 처음으로 개인전 개최.



1973

파리에 영구적으로 정착하며, 이때부터 조각 작업을 시작함.


1974-1975

아들 페드로가 자동차 사고로 스페인에서 사망하며, 이 비극은 그의 작품 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침, 두 번째 부인과 이혼.


1976-1978

메데인의 세아박물관 내에 아들 페드로를 기리는 전시실을 마련하고, 자신의 작품 17점 기증. 1978년 그리스 화가 소피아 바리를 만나, 평생의 동반자가 됨.


1979-1982

워싱턴 D.C. 의 허시혼미술관과 조각정원에서 미국 내 첫 회고전 개최


1983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그의 작품 <콜롬비아에서의 춤>을 매입.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에 거처를 마련하고 작업실을 열어, 이곳에서 여름철마다 조각 작업에 전념함.





1984-1986

메데인의 산안토니오광장과 보고타국립박물관에 각각 그의 대형 조각품 3점과 18점의 회화작품 기증. 투우를 주제로 한 작업 몰두.


1987-1991

스페인 마드리드의 소피아왕비미술관에서 회고전 《보테로》 개최.

이탈리아 피렌체의 포르테 디 벨베데레에서 개인 조각전 개최.


1992-1994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그의 대형 조각 작품들 전시. 이후 뉴욕, 시카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마드리드, 로스앤젤레스, 예루살렘, 워싱턴 D.C, 리스본, 상파울루, 마이애미, 피렌체, 베네치아, 싱가포르, 도쿄, 베를린, 생트로페 등 세계 주요 도시로 이어지는 기념비적 조각 전시의 출발점이 됨. 또한 모스크바의 푸시킨국립 미술관과 상 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미술관에서도 전시 개최.


1995

메데인에 설치된 조각 <새>가 폭탄 테러로 파괴됨.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평화의 비둘기> 기증


1999

생존 작가로서 최초로 피렌체의 시뇨리아 광장과 베키오궁전에서 전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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