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짜임, 박기옥, 1986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야외조각공원, 44

by상상만두



일상의 매듭, 영원의 숨결로 짜이다


박기옥의 조각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의 사소한 ‘매듭’에서 시작됩니다. 홍익대학교와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조소의 기틀을 닦은 그녀는, 1970년대부터 국내외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습니다. 그녀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들은 단순한 형상의 재현을 넘어, 개념과 형상이 유기적으로 얽힌 하나의 생명체와 같습니다.


비평가들이 주목하듯, 그녀는 전통 자수의 좌우매듭이나 땋기 방식을 조각의 영역으로 과감히 끌어들였습니다. 가벼운 실로 지어지던 매듭은 나무나 청동이라는 단단한 물성을 입으며 반전의 미학을 선사합니다. 부드러운 선이 모여 면이 되고, 다시 입체로 확장되는 과정은 마치 자연의 유기적인 성장을 지켜보는 듯한 경이로움을 줍니다.


특히 1979년의 <짜임-15>는 이러한 조형 원리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묵직한 나무 속에 깃든 유려한 곡선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이라는 이질적인 가치를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매듭 사이의 빈 공간은 멈춰있는 공백이 아니라, 무한히 뻗어 나가는 확장성의 통로가 됩니다. 1979년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이어온 그녀의 ‘짜임’은, 우리 삶의 굴곡진 매듭들을 단단하고 아름다운 예술적 에너지로 응축해내고 있습니다.








박기옥(朴基玉, 1940~) 조각가

홍익대학교 출신의 여성 조각가로, 수직적 형태와 매듭 등을 주제로 한 조소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주요 프로필 및 학력

출생: 1940년

학력: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학사
-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 (1977년 'Louis Nevelson의 조각관과 그 전개에 관한 연구' 논문 발표)



주요 경력 및 대표작품

전시 활동:
- 1982년 미술회관에서 '매듭'을 주제로 한 제5회 개인전 개최.
- 중앙미술대전 초대작가 역임.
- 국전청년작가회 및 시형조각회 회원으로 활동.


짜임 (1986): 박기옥 조각가의 대표적인 비구상 조각 작품으로,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야외

조각장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일상적인 '짜임'의 형태를 건축적인 위엄과 조형미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화합 (2000):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에 설치된 브론즈 재질의 조각 작품입니다. 100cm 규모로 제작

되었으며, 작가가 추구하는 형태 간의 관계성과 조화를 잘 보여줍니다.


매듭 시리즈: 1982년 미술회관에서 열린 개인전의 주요 테마로, 전통적인 매듭이나 직물의 짜임새를 목재나 폐품 등의 오브제를 활용해 집합물(Assemblage) 형식으로 표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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