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그리는 52일'
오늘 내 마음속 날씨는 어떤가요?
맑음, 흐림, 소나기처럼 날씨 표현을 하나 골라보세요. 그 날씨를 고른 이유가 되는 오늘의 사건이나 생각을 짧게 적고, 이 날씨가 언제쯤 바뀔 것 같은지 상상하며 마무리해 보세요.
오늘 내 마음속 날씨는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다.
나이가 들수록 헤쳐 나가야 할 일들이 많아진다. 개인적인 업무와 건강, 집안일은 물론이고 양가 부모님의 문제와 딸의 진로까지. 어느 하나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일들이 줄어들기는커녕 갈수록 늘어만 간다.
그렇게 하나둘 쌓인 일들이 마음속 하늘을 가득 채운 구름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지금의 날씨를 절망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내가 절대적으로 믿는 사실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구름 뒤에는 언제나 해가 있다는 것.
언젠가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강한 햇살아래 구름이 있는 모습을 보며 더 정확히 이해하게 되었다.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을 뿐, 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살아가면서 그 사실을 조금씩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가끔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칠 때가 있다. 나는 그 순간을 좋아한다.
두꺼운 구름 사이로 작은 틈이 생기고, 그 틈을 비집고 나온 햇살이 바닥 한쪽에 조용히 내려앉는다.
조금 전까지 회색빛이던 풍경에 그 자리만 환하게 빛이 든다.
바람에 구름이 움직이면 햇살도 따라 움직이고, 어느새 사라졌던 빛이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게 잠깐 비치는 햇살을 바라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느슨해진다. 무언가 대단한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내 앞에 놓인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다. 여전히 해야 할 일은 많고 걱정거리도 그대로인데, 그 순간만큼은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마치 괜찮다고, 조금만 더 기다려 보라고 말해 주는 것 같다.
볕뉘의 감동은 그런 데 있는 것 같다. 온 세상을 환하게 밝혀 주지 않아도 좋다.
아주 잠깐이라도 구름 사이로 빛이 스며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다.
그래서인지 요즘의 흐린 날씨가 마냥 싫지만은 않다.
적어도 아직은 번개가 치거나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는 아니니까. 해야 할 일들이 많고 마음이 무거울 때도 있지만, 모든 것이 한꺼번에 무너질 것처럼 두렵지는 않다. 설령 번개가 치고 비가 쏟아지는 날이 오더라도, 그 뒤에 해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살다 보면 날씨를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날이 더 많다. 구름을 억지로 밀어내려 애쓰기보다 구름이 걷힐 때까지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그동안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 나가며, 때로는 잠시 쉬어 가면서, 지금의 날씨를 견디는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흐린 날씨가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오늘은 구름이 많다. 내일도 그럴지 모른다. 그래도 언젠가는 햇살이 비칠 것이다. 그때까지 조급해하지 않고, 지금의 시간을 잘 견디며 현명하게 버텨 보려 한다.
구름이 해를 가릴 수는 있어도 해를 없앨 수는 없으니까.
지금 내 마음속 하늘은 흐리지만, 나는 여전히 그 구름 뒤에 있는 해를 믿는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날 볕뉘를 기다린다.
여러분은 오늘의 마음속 날씨가 어땠나요? 상상한 내용을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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