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이 낮아질수록 기득권이 강해지는 이유

반전의 시대 - 우리가 모르던 세상의 진짜 얼굴

by왜사는가

세상을 움직이는 불편한 진실들〈042〉


투표는 민주주의의 기초다. 그런데 한국을 비롯한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직후 대선 투표율은 89%였지만, 2024년에는 66%까지 떨어졌다. 지방선거는 더 심각해서 투표율이 50% 미만인 경우가 잦다. 투표율 50% 미만이라는 것은 전체 국민의 25% 미만이 지역 대표자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정당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더욱 위험한 것은 투표율이 낮을수록 기득권층이 더욱 강해진다는 점이다. 이것이 투표 불참으로 인한 민주주의의 자살 행위라고 불리는 이유다.


누가 투표를 하고 누가 하지 않는가


투표 행동은 무작위로 일어나지 않는다. 통계적으로 보면 고소득층, 고학력층, 기득권층의 투표율이 훨씬 높다. 미국의 경우 대선 투표율은 약 60%지만, 소득 10만 달러 이상인 고소득층의 투표율은 80%에 가깝다. 반면 소득 3만 달러 이하의 저소득층은 40% 미만이다. 교육 수준도 유사하다.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인 고학력층의 투표율은 80% 이지만, 고등학교 이하의 저학력층은 50% 미만이다. 연령별로도 청년층(18~29세)의 투표율은 30~40%로 매우 낮고, 중장년층(50~70세)의 투표율은 70% 이상이다. 이는 한국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고학력, 고소득, 중장년, 자산가인 집단의 투표율이 70% 이상인 반면, 저학력, 저소득, 청년, 비정규직의 투표율은 30~50% 수준이다.


투표율 격차가 만드는 정바카라 편향


투표율의 격차는 곧 정치인들의 관심도 격차로 이어진다. 정치인들은 투표를 잘하는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투표율이 높으면, 정치인들은 연금 인상, 건강보험료 인하, 의료비 보조 등 고령층을 위한 정바카라에 집중한다. 실제로 한국의 국가 예산 중 노인 복지 지출은 청년 일자리 정바카라의 3배 이상이다. 고소득층과 자산가의 투표율이 높으면, 정치인들은 종부세 인하, 자본이득세 폐지, 기업 규제 완화 같은 부자 친화적 정바카라을 추진한다. 반대로 저소득층, 청년층, 비정규직의 투표율이 낮으면, 정치인들은 이들의 이익을 무시한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보호, 청년 주택 지원, 일자리 창출 등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따라서 투표율이 낮은 집단은 정바카라적으로 소외되고, 투표율이 높은 집단은 과도한 이익을 얻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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