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시대 - 우리가 모르던 세상의 진짜 얼굴
세상을 움직이는 불편한 진실들〈058〉
문화유산의 보존은 숭고한 목표다. 우리는 조상들이 남긴 유산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 물려줄 바카라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정부는 문화재 보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전통문화를 보호하고 전승하려는 노력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이 정말로 문화를 살리는 것일까? 오히려 문화유산의 보존은 문화를 박물관화하고, 살아있는 문화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또한 보존 과정에서 문화의 다양성과 변화 가능성을 억압한다. 그리고 누구의 문화를 보존할 것인지, 어떤 문화를 유산으로 인정할 것인지의 결정 과정에서 권력의 논리가 작용한다.
박물관화된 문화유산과 생명력의 상실
문화유산의 보존은 문화를 '박물관'으로 만든다. 경주의 석굴암, 팔만대장경, 백자 같은 문화재들은 보호된다. 온도, 습도, 빛이 엄격하게 관리되는 공간에 보관된다. 일반인의 접근은 제한되고, 전문가만이 '올바른 방식'으로 이를 접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문화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죽은 것'이 된다. 한국의 전통음악도 마찬가지다. 판소리, 산조, 강강술래 같은 음악들은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는 보호라는 명목이지만, 실제로는 '변하지 않는 것'을 강요한다. 판소리는 원래 살아있는 음악이었다. 시대에 따라 변했고, 창자의 개성에 따라 달라졌다. 그러나 무형문화재가 되면서 '정본화'되었다. 어떤 판소리가 '올바른' 판소리인지가 정해지고, 그에 벗어나면 '훼손'이라고 본다. 결과적으로 판소리는 더 이상 살아있는 음악이 아니라, 학교에서 배우고 공연장에서 복제되는 '문화상품'이 되었다. 또한 이러한 무형문화재의 보존은 주로 노년층에 의존한다. 고인물 보유자들이 주로 고령이며, 이들이 사라지면 문화가 끊긴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고령 보유자의 제자 양성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현대의 감각으로 전통을 재해석하려고 한다. 이러한 창의적 시도는 '전통의 훼손'으로 낙인찍힌다.
보존 대상의 선택과 권력의 작용
어떤 문화를 보존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권력이 작용한다. 궁궐, 사찰, 성곽 같은 건축물은 쉽게 문화재가 된다. 이들은 물질적으로 '존재'하며, 지배층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반면 일상의 문화, 민간의 문화, 하층민의 문화는 문화재로 지정되기 어렵다. 농민의 음식, 노동자의 노래, 여성의 공예 같은 것들은 '예술'이 아니라 '생활'로 취급된다. 또한 과거의 결정이 현재까지 이어진다. 양반문화, 귀족문화, 왕실문화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간주된다. 반면 노예, 노비, 천민의 문화는 기록도 남지 않았다. 이는 현재의 문화유산이 과거의 권력 구조를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문화유산의 인정 과정에서 학자와 관료의 '판단'이 중요하다. 이들이 '가치 있다'라고 결정한 것만이 보존된다. 그러나 이들의 판단은 객관적인가? 그들의 미적 기준, 역사관, 이데올로기가 개입되지 않는가? 예를 들어, 조선 시대 유교 문명을 높게 평가하는 학자는, 유교 관련 문화재는 높게 평가하지만 무속 문화는 낮게 평가할 것이다. 이러한 편견이 문화유산 보존 정바카라에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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