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민족주의의 함정

반전의 시대 - 우리가 모르던 세상의 진짜 얼굴

by왜사는가

세상을 움직이는 불편한 진실들〈056〉


'우리 문화는 세계 최고다', '한국의 전통문화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문화민족주의는 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위험한 함정을 내포하고 있다. 문화민족주의는 자신의 문화를 절대화하고, 다른 문화를 贬低하며, 역사를 왜곡하는 논리를 정당화한다. 또한 현재의 불평등한 권력 구조를 자연화하고, 내부의 다양성을 억압한다.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민족주의 사이의 경계는 얇으며, 우리는 종종 그 경계를 넘어간다.


문화민족주의의 역사적 기원과 정치성


문화민족주의는 근대 민족국가 형성 과정에서 등장했다. 19세기 유럽에서 독일의 낭만주의자들은 독일의 '고유한 정신'과 '고유한 문화'를 강조했다. 이는 프랑스와의 문화적 경쟁에서 독일의 우월성을 입증하려는 의도였다. 이러한 문화민족주의는 훗날 나치 독일의 인종 우월주의로 발전했다. 일본도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정신'을 강조하면서 문화민족주의를 발전시켰다. 이는 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사용되었다. 한국도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문화민족주의를 발전시켰다. 이는 일본 식민지배에 대한 저항의 한 형태였으며, 정당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문화민족주의는 다른 성격을 갖게 되었다. 과거는 지배받는 약자의 저항이었다면, 현재는 강자의 자부심이 되었다. 이는 역사적 맥락을 상실하고, 문화 간 위계를 만드는 방향으로 변질되었다.


'우수한 문화'라는 신화의 구성


문화민족주의는 '우리 문화는 우수하다'는 명제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우수함'이란 객관적 기준이 없다. 음악의 우수함을 어떻게 측정하는가? 미술의 가치를 어떻게 비교하는가? 문학의 깊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 모든 것은 주관적이며,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한국의 국악은 서양 음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깊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국악을 아는 사람의 입장이며, 국악을 들어본 적 없는 서양인에게는 이상한 소음에 불과할 수 있다. '우수함'은 상대적이며, 비교 불가능한 것들을 비교하는 행위 자체가 문제다. 또한 문화민족주의는 자신의 문화를 과장한다. 한국의 한글을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주장한다. 한글이 과학적으로 잘 만들어진 문자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고'라는 표현은 과장이다. 각 문자는 그 문화권에 맞게 발전했으며,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 또한 한국의 전통음악, 전통 의상, 전통 음식이 세계 최고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객관적 근거 없는 주장이다. 오히려 이는 자신의 문화에 대한 확신의 부족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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