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너와 나, 우리를 잇는 환승역

<우리가 만난 환승역> 출간을 앞두고

by보리아빠

아버지께서 건네주신 열쇠를 손에 꼭 쥐고 여전히 달려가는 중입니다. 열차에 둘러싸여 속도를 더디게 했던 안개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지요. 선로는 곧게 뻗어 있고, 열차는 힘차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햇살 가득한 순간만 있진 않았어요. 때로는 비바람도 불었고, 어떤 날엔 한파도 몰아쳤지요. 아찔했던 기억을 되새기다가 잠시 손을 펴고, 여전히 반짝이고 있는 환승 열차의 키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러고는 객실 쪽으로 시선을 돌려봤어요. 처음 이 열차에 탔을 때는 어머니만 계셨는데, 지금은 승객이 많이 늘었습니다. 객실 맨 앞 칸, 일등석에는 아내와 보리가 앉아 있네요. 그리고 찻간 곳곳에는...


'작가'라는 환승역에서 만난

스물다섯 분의 작가님이

스물다섯 편의 이야기를 품고

저와 함께 힘차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공무원 생활을 하며 얻은 각종 법령 지식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를 올리기 시작했어요. 물론 아무도 읽어주진 않았지요. 딱딱하고 재미없는 글에 누가 관심이나 갖겠어요? 간혹 달리는 기계로 만든 댓글에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남겨주신 분이 있어서 꾸준히 뭔가를 썼습니다.


생각을 손끝으로 남긴다는 것,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서 조금 더 제대로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온라인카지노라는 이름의 환승역을 만난 건 그때쯤이었어요. 승인받아야 작가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폐쇄성에 조금 망설였지만, 그래도 도전했습니다. 운이 좋았던 건지 담당자가 졸았던 건지 작가 승인을 받았어요. 그렇게 '작가'로 또 한 번 환승했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조금은 '쓸 만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미야 선생님의 '글빵연구소'를 만났습니다. 글쓰기 고민이 있는 분, 더 잘 쓰고 싶은 분들이 온라인을 통해 한자리에 모였어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고, 서로의 글을 합평하고 감상했지요.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 다붓다붓 모여갔습니다. 에세이를 쓰며 지나간 일을 떠올리는 일도 뜻깊었고요. 사유를 글로 남기고, 누군가가 공감을 해준다는 게 진심으로 좋아졌습니다. 온기 가득한,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런 마음을 함께한 스물다섯 분의 작가님들과 함께 저마다의 '환승역'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적어도 한 번은 노선이 크게 바뀌는 일이 생기지요. 누군가는 직업이 바뀌고, 어떤 이는 이민을 가기도 하는 것처럼요. 어디로 갈지 알 수 없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그렇지만 지금 환승역 플랫폼에 서서 망설이고 있다면, 이 바카라이 조금은 도움이 될 거예요. 당신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테니까요.


스물여섯 명의 이야기

스물여섯 번의 울림

지금 당신이 멈춰 선

환승역은 어디인지


우리 이야기는

당신의 이야기로

환승역이 되어

힘찬 걸음 떠나네




너와 나, 우리를 잇는 잇고 출판사에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