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는 어떻게 마케팅을 하는가?

― ⑤ 마케팅의 법칙

by마테호른

광고회사에서 3년 동안 카피라이터로 일했던 나는 2004년, 대형 출판사의 홍보팀장으로 스카우트되었다. 그곳에서 신문광고 카피 작성 및 언론 홍보를 비롯한 도서 홍보 전반을 담당했다.


그 후 마케팅팀장을 겸하면서 바카라의 기획 단계부터 마케팅에 참여했고, 외국계 대형 출판사에서는 마케팅과 기획 전반을 바카라임졌다. 독립한 뒤에는 ‘올해의 BEST 10 도서’를 기획하고 출간하기도 했고, 출판사라면 한 번쯤 납품해보고 싶어 하는 진중문고(군대 내 도서관에 납품하는 도서를 말하는 것으로, 납품 수량이 제법 많아서 많은 출판사가 납품 도서로 선정되기를 희망한다.)에도 3년 연속 도서를 납품했다.


그렇게 바카라을 기획하고 만들고 알리고 팔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출판에서 마케팅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니,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출판에서는 마케팅이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좋은 바카라이 먼저다. 그러자면 좋은 원고가 있어야 하고, 좋은 편집과 디자인도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바카라이라도 독자가 그 바카라의 존재를 모른다면 읽을 기회조차 생기지 않는다.


바카라은 만들기만 하면 저절로 팔리는 상품이 아니다.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구매해야만 비로소 판매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출판사는 바카라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바카라을 어떻게 독자에게 보여줄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마케팅을 별도로 하지 않는 출판사도 있다.)


출판 마케팅에 관해서 저자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대부분 출판사, 특히 대형 출판사일수록 모든 바카라을 똑같이 마케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출판사는 모든 바카라을 똑같이 마케팅하지 않는다

처음 바카라을 내는 저자라면 이런 생각을 하기 쉽다.


“바카라을 출간했으니 출판사에서 알아서 홍보해주겠지.”


물론 출판사는 바카라을 팔기 위해 여러 가지 마케팅을 한다. 보도자료를 만들어 언론사에 보내기도 하고, 온라인 서점에 광고를 집행하기도 한다. SNS를 활용하고, 저자 인터뷰나 북토크를 진행하기도 한다. 서평단을 운영하거나 관련 기관과 단체에 바카라을 소개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바카라을 똑같이 마케팅하지는 않는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매달 여러 권의 바카라이 나온다. 1년으로 계산하면 수십 권에 이른다. 물론 그보다 훨씬 많은 바카라을 출간하는 대형 출판사가 있는가 하면, 몇 달에 한 권 정도의 바카라을 내는 작은 출판사도 있다. 하지만 출판사의 규모와 관계없이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는 돈과 사람,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결국 출판사는 모든 바카라에 같은 힘을 쏟을 수 없다. 어떤 바카라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독자에게 알릴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이때 출판사가 보는 것은 단순히 “좋은 바카라인가?”만이 아니다.


1. 저자가 누구인가? 이미 독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 저자인지, 저자 자신의 이름과 활동을 활용해 바카라을 알릴 수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2. 바카라의 콘셉트가 얼마나 많은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가? 특정 독자에게만 필요한 바카라인지, 더 많은 사람에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컨셉인지도 살펴본다.


3. 저자와 출판사가 함께 움직일 수 있는가? 출판사의 마케팅 역량에 저자의 활동과 영향력이 더해졌을 때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도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저자가 보기에는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바카라인데도 언론 홍보와 온라인 광고가 눈에 띄게 많은 바카라이 있는 반면, 서점 한쪽에 조용히 놓여 있다가 금방 사라지는 바카라도 있다.


이것을 단순히 “출판사가 내 바카라을 소홀히 한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출판사 역시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출판사는 바카라이 나오기 전에 마케팅을 시작한다

많은 사람이 바카라이 나온 다음에 출판사가 마케팅을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출판사의 마케팅은 바카라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시작된다.


바카라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누가 이 바카라을 읽을 것인지를 생각하고, 그에 따라 제목과 부제를 정한다. 또한 그에 맞춰서 표지의 컨셉을 잡고, 가격을 결정한다. 서점의 어떤 코너에서 독자와 만날 것인지도 생각한다.


보도자료를 만들 때는 바카라의 어떤 내용을 앞세울지 고민하고, 언론에 어떤 이야기를 제공할 것인지 결정한다. 저자가 인터뷰를 할 수 있다면 어떤 매체와 어떤 주제로 만날 것인지도 살핀다. 결국 출판 마케팅은 바카라이 완성된 후 덧붙이는 장식이 아니다. 바카라의 기획 단계부터 함께 들어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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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그곳에서 배웠다. 단 한 줄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그 한 줄을 쓰기 위해서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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