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료 한 입으로 시작되는 뜻밖의 인류애
집 근처에 백화점 하나와 대형마트 세 곳이 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만 네 군데다.
그래서 가끔 아내가 묻는다.
“어디, 가?”
나는 대답한다.
“…일단 가보고.”
사실 필요한 건 두부 하나일 때도 있고,
휴지 한 묶음일 때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필요한 것보다 계획에 없던 것을 더 많이 사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계획 변경의 중심에는 늘 시식 코너가 있다.
예전 마트는 시식 코너의 전성시대였다.
만두가 익고, 소시지가 지글거리고, 떡이 김을 올리고, 전이 노릇하게 뒤집히던 시절.
마트는 장을 보는 곳이 아니라 작은 축제였다.
그리고 시식 코너는 그 축제의 메인 무대였다.
한 바퀴 돌고,
한입 먹고,
또 한 바퀴 돌고,
다른 모자를 쓴 것처럼 자연스럽게 다시 지나가던 사람들.
생각해 보면 그 시절 우리는 모두 시식 코너 앞에서 꽤 창의적이었다.
가장 재미있는 건 가족 분업형이다.
아빠가 먼저 간다.
“맛있네요.”
잠시 뒤 엄마가 간다.
“어머, 괜찮네요.”
조금 있다가 아이가 간다.
“한 번만 더 주세요.”
그리고 마지막에 할머니가 등장한다.
한 번은 어떤 아저씨가 만두 시식을 하더니 진지하게 물었다.
“이거 몇 개 먹어야 한 봉지 산 걸로 쳐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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