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8 온라인카지노 독서클럽 독서노트 총평

by부소유

어쩐지 7월에 독서 컨디션이 좋았다. 지난 6월 퇴원해서 7월에는 비교적 정상인에 가까운 체력으로 최대한 시간을 만들어서 읽었고, 그것은 모순적이게도 다음 달에 컨디션 난조로 이어졌다. 역대급 무더위도 한몫했지만 핑계일 뿐이다. 사실상 8월에는 휴가도 많았고, 여유 시간도 많았다. 7월까지의 흐름으로 놓고 보면 큰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8월은 역대급 독서 기록을 했어야 했다. 이제와 생각하면 설레발이지만 난 8월 첫째 주부터 이미 역대급 기록을 채울 생각에 심장이 뛰고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그것은 보기 좋게 무너졌다. 기록만 놓고 보면 7월과 8월이 대동소이하지만 이미 서술한 바 여유시간이 많았던 것, 그리고 시간당 읽은 페이지가 감소했다는 것은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물론 7월에 그림바카라 1권을 넣는 바람에 기록이 다소 왜곡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다. 반성하며 9월에는 더 나은 독서 기록을 하기로 다짐해 본다. 아니면 이 정도가 한계점이라고 생각하고 이 정도에 만족하는 것도 정신승리 방법.. 그래도 하나 나은 점을 꼽아보자면 양보다 질에 치중했다는 것이다. 병렬독서 바카라을 줄인 대신에 몇 권의 바카라을 완독 하거나 절반 가깝게 읽었고 좋은 바카라도 많았다.






먼저 8월에 제일 처음 완독했던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 근래 읽은 국내 소설 중에 굉장히 독특하며 탁월했던 장편이다. 독서모임의 바카라이라서 읽었는데 가독성, 문장, 인물, 사건, 배경이 모두 빼어났다. 난 26년 8월부터 황작가의 팬이다. 조만간 황작가님을 만날 기회가 있는데 마침 잘 읽었다. 모임장의 추천을 받아서 <디디의 우산>도 구입해서 읽기 시작. 또 다른 황작가로 황보름의 <윗집 부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절반 가깝게, 절반을 넘게 읽었다. 황보름 작가는 이미 줌으로 한번 만났고, 8월 중순에 직접 만나기도 하는 영광을 받았다. 다양한 인물로 시대적인 상황과 모순을 그려내는 점이 탁월한 소설이다.



정재민의 <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는 조금 아쉬운 바카라이었다. 강연장에서 작가를 직접 만난 뒤에 읽었는데 이미 강연에서 했던 이야기들이 반복되어서 조금 지루했다. 결론은 사람을 불신하지는 말되 적당히 믿자는 것인데 말장난 같은 말이다. 은희경의 <새의 선물>은 번개 독서모임 바카라이라서 잠깐 읽어봤는데 두께와 깊이에 혀를 내두르며 덮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급하게 읽기보다는 각 잡고 읽어야 할 장편이다. 물론 10%만 읽어도 대작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거장은 이유가 있다. 여섯 소설가의 엔솔로지인 <계속하시겠습니까?>는 아는 분들, 한 번쯤 만났던 분들이 많이 참여하셔서 호기심에 신간코너에서 발견해서 읽고 있는 바카라. 절반의 소감은 글쎄.. 레트로 게임을 활용하는 시도는 좋았지만, 한때 게임 광인이었던 관점에서는 다소 어색했다.




헤르만헤세의 <싯다르타>는 독서모임 바카라이라서 또 읽었다. 이번이 세 번째. 하지만 그렇게 읽고 또 읽어도 놀라운 소설이다. 이 바카라은 과연 소설인지, 철학바카라인지, 인문종교학 바카라인지 모르겠다. 감히 장르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탁월한 바카라이며 인류를 위한 선물 같은 바카라이다. 내 생에 이 바카라을 뛰어넘을 바카라이 있을지 모르겠다. 백번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또 다른 독서모임의 바카라이었던 라슬로의 <사탄탱고> 역시 놀라운 소설이다. 다소 인위적이며 작위적이지만 완전성이 뛰어난 소설이다. 멸망하는 세계의 모순을 풀어내는 서사적 묘사가 돋보이는 바카라이다. 가장 최근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이라서 걱정했지만 문장과 서사 파악이 어렵지는 않았다. 끝으로 이승연의 <손절슬롯>는 서국전에서 출판사의 추천을 받아서 충동구매했던 바카라. 게다가 요즘 김겨울 씨가 추천하는 바카라이다. 아직 35% 밖에 읽지 못했지만 한 편의 논문과 같은 바카라이다. 현대 슬롯의 다양한 문제를 마치 하나의 문제인 것처럼 풀어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 혹은 지나가며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를 간명하게 정리했다. 슬롯문제의 해법보다는 사실 확인과 정보의 나열, 동어반복이 있어서 조금 지루할 수 있지만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시대의 화두이긴 하다. 무엇보다 출판사 편집자도 언급했지만 제목이 다했다.




그러면 이번 달의 좋았던 바카라과 아쉬웠던 바카라은…!!!





위 두 권의 바카라이다. <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는 여러모로 아쉬웠던 바카라이다. 벌써 법조계에 있었던 작가의 바카라을 다섯 권이나 읽었다. 그중에는 역시 문유석의 <개인주의자 선언>이 제일 좋았다. 그분의 10년 만의 후속작인 <나로 살 결심>이 아쉬울 정도로 먼저 출간한 바카라이 정말 좋았다. 특이 전반부가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아직도 기억한다. 문유석 작가는 역시 법조계 재직 중에 쓰는 글이 좀 더 날카로웠고 지금은 조금 무뎌졌달까. 그렇다. 아무튼 정재민 작가의 법조계 이야기도 이미 알던 이야기를 문장으로 한 번 더 확인했던 것이라 아쉬웠다. 그러나 지금 읽고 있는 정재민 작가의 장편 <보헤미안 랩소디>는 생각보다 흥미로운 소설이다. 정재민 작가는 의외로 소설가로 더 돋보인다. 이 작품으로 문학상까지 수상했다니 놀랍다.


좋았던 바카라은 역시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이다. 본문에도 극찬해 두었지만 다시 생각해도 놀라운 작품이다. 한국에서 더 유명한 헤세의 작품인 <데미안>을 초월한 바카라이다. 한 줄로 정리하자면 깨달은 자의 깨달음에 대한 바카라이다. 또는 깨달음에 가깝게 갔던 사람의 깨달음에 가까이 가는 바카라이다. 난 <싯다르타>를 이미 두 번이나 구매했지만, 위 민음사 양장 특별판을 보고 또 구매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민음사 팝업 스토어에 구경 갔다가 구매 욕구를 참기 힘들었던 바카라이다. 고급스러운 양장과 오묘한 금빛으로 빛나는 표지가 영롱하다. 물론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 라슬로의 <사탄탱고>도 훌륭했지만 그 바카라들을 아깝게 뛰어넘는다. <싯다르타>와 같은 달이 아니었다면 각각 이달 최고의 바카라으로 뽑아 마땅한 바카라들이다. 하지만 <싯다르타>는 결이 다르달까. 바카라을 뛰어넘는 바카라이다. 소설을 뛰어넘는 소설. 예술의 경지에 오른 바카라이다. 특히 마지막 고빈다 챕터가 제일 빼어난 부분이었고, 그중에 주인공이 말하는 돌멩이의 비유가 탁월했다. 고빈다는 끝까지 주인공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난 우주와 하나가 되는 기분을 느끼며 소름이 돋았다.


9월에 나를 기다리는 바카라들이 또 기대된다. 이제 무더위는 가시고 조만간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바카라과 함께 건강한 9월, 건강한 환절기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