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거창한 제목이지만 갑자기 만들어진 이야기. 이번 주 개강한 철학 수업 선생님과 수업이 끝난 후 질문 답변을 나누다가 조합된 현대소설의 4대 천왕 이야기가 다시 생각해도 흥미롭다.
먼저 ‘윌리엄 포크너’. 작품 <곰>으로 알게 된 작가. 아직 읽고 있는 작품이지만 추상적이며, 구조적이며, 의식의 흐름이 자유롭다. 곰이라는 동물을 두고 환상적으로 혹은 현실적으로 풀어나가는 집단 또는 가족 간의 갈등이 엿보인다. 아직 초반부라서 인물, 사건, 배경을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은 모르는 대로 일단 읽어야 한다고 하셨다. 두 번 읽을 생각으로 읽으라고 하셨다. 윌리엄 포크너 작가는 선생님이 요즘 빠져있는 작가라고 한다.
다음으로 언급된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작년 노벨문학상을 받아 유명해진 작가다. 마침 그의 대표작 <사탄탱고>를 어제 읽기 시작했다. 독서모임 주제바카라으로 정해져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읽어나갔는데 뜻 밖에 가독성이 좋아서 안도했다. 웹콘텐츠에서 한참 유행했던 멸망하는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선생님은 작년 초 노벨상으로 이 작가를 미리 예상했다고 하는데 농담인지 진담인지 이것을 증명하기는 어렵다.
내가 몇 번 다른 글에서 언급했던 ’마르케스‘와 ’보르헤스‘. 이 둘은 각기 마술적 리얼리즘과 형이상학적이며 해체적인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미 올해 초에 지도 교수님의 과제로 이 둘의 작품을 여러 편 읽었고 마르케스 작품은 잘 와닿았고 오히려 즐겁게 읽어냈지만, 보르헤스 작품은 끝내 이해하기 어려웠다. 난 내가 아직 부족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고 혹은 추상적인 작품이 내게는 어려운가 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철학 선생님 의견은 달랐다. 나를 10년간 지켜봐 온 선생님의 관점에서는 내게 마르케스 보다는 보르헤스 작품이 더 잘 어울린다고 하셨다. 보르헤스 작품은 구조만 던져주는 작품이라서 서사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하셨다. 과연 다시 읽으면 그 구조만으로 작품이 다시 보일지 모르겠다.
어쨌든 선생님은 포크너, 라슬로, 마르케스, 보르헤스 4명을 지금 기준으로 현대소설의 끝판왕들이라고 했다. 이 4명의 작품을 읽어냈다면 현존하는 모든 소설을 이해할 것이라고. 혹은 다른 소설들이 너무 쉬워서 재미없을 것이라고. 10년간 소설을 읽어본 결과 선생님의 조금 과장된 표현이 맞나 싶지만 어느 정도는 공감한다. 한편으로 4명에 북미, 남미, 유럽의 작가들이 있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는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심지어 라슬로 직전년 노벨문학상은 무려 한국 작가였음에도 말이다. 난 한강 작가, 황석영 작가 등 국내 소설가도 대단하다고 본다. 한강 소설은 어떤 작품을 읽어도 놀라웠고, 황석영 소설은 경이로운 기분을 받았다.
어쨌든 계속 읽어나가야 한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서유럽을 넘어서 동유럽으로, 북미와 남미를 오가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도 탐험하며 문학으로 전 세계 일주를 해야 한다. 내가 요즘 즐기는 방구석 세계문학기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