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선 대리는 야간근무에서 제외되었다. 내가 야간 당번에 들어가면서 그녀의 계획대로 되었다. 지난 며칠간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장 파트장을 공략하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 변기린이 부러워하며 밥을 사라고 몇 번을 졸랐지만, 그녀는 가볍게 무시했다.
사실 변기린은 야간근무를 즐긴다. 밤에는 몰래 영화를 보고, 업무는 대충 몰아서 처리하고, 부족한 일은 낮 근무하는 후배들에게 미룬다. 아침에 퇴근하면 생산부 여사원들과 만취할 때까지 낮술을 마신다. 야간이 끝나면 상한 얼굴로 출근하는데, 다들 야간이 힘들어서 그런 줄 안다. 사실은 놀고먹느라 힘든 사람이다.
아침 회의가 시작되었다.
“월드! 베스트! 배선 팀!”
구호를 세 번 외친다. 화성에 공장을 짓는 시대에 아침 구호라니, 우습다. 이런 건 어디 이름 모를 중소기업이나 하는 것인 줄 알았다. 금성전자는 회사의 규모만 클 뿐,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옛날 드라마에서 본 중소기업과 다르지 않다.
야간근무자가 정리한 일일 보고서를 본다. 종이 한 장이다. 홀로그램 보고 시스템이 있지만 팀장이 종이를 좋아한다. 오늘은 장비 한 대가 품질 문제로 멈춰 서 있었다. 그 바람에 진행해야 할 로봇 신경 자재가 몇 개 쌓였다.
우리 팀은 특수 배선을 관리하는 팀이지만, 배선 공정의 앞뒤로 작은 프레임, 작은 스킨 공정이 붙어 있다. 여기에 품질 파트까지, 총 네 개의 파트와 네 명의 파트장이 있고 그 위에 팀장이 있다. 어떤 팀이든 팀장은 대단히 권위적이다. 회의 때 맨 앞에 앉아 주머니에 손을 넣고, 의자를 뒤로 힘껏 젖혀 거의 누운 자세로 듣는다. 신상수 팀장. 둥근 얼굴에 덩치가 있고, 한쪽 눈이 늘 빨갛게 충혈되어 오드아이처럼 보인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권위적인 팀장이다.
멈춘 장비의 담당자는 변규선. 지금 야간근무 중이라 장 파트장이 대신 대답했다. 이물질이 다량 발생해 원인을 확인하고 있다고. 그때 누군가 회의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여기 장비 하나 세워져 있는 거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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