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혜

영혼의 증언자

by부소유

김주혜 작가가 강연장에 들어섰을 때, 나는 그녀에게서 흘러나오는 특별한 에너지를 느꼈다. 호랑이 같은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표현한 것처럼, 그녀는 강렬한 열정과 확신에 찬 목소리로 자신의 문학 세계를 펼쳐 보였다. 특히 경주 김씨, 신라 금관을 쓰던 경순왕의 몇 대 손 이라며 자신의 뿌리를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에서, 한국계 미국 작가가 아닌 진정한 한국 문인의 자부심을 보았다.


그에 대조되는 점으로 작가는 본격적인 대담에 앞서 크게 소개했던 본인의 모습과는 다르게 또 뒤뜰에서 달팽이를 관찰하고, 벌들이 각자 선호하는 꽃에만 앉는 것을 발견하는 아주 작은 것들에 대한 일상의 순간들을 이야기했다. 아무리 작은 생물과 사물도 그것만의 섭리가 있다는 깨달음. 이 모든 생명들이 의지하고 공동체를 만들어 우주를 형성하는 것이 보인다는 고백. 이것이 바로 김주혜 문학의 출발점이었다. 그것은 바로 관찰이 아닌 관심, 연구가 아닌 연민에서 시작되는 창작의 신비다.


<작은 땅의 야수들>이 탄생한 순간에 대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신화였다. 물리적으로 배고픈 상황에서 눈 덮인 산을 조깅하다가 길 잃은 사냥꾼과 집채만 한 호랑이가 환영처럼 나타났다는 것이다. 모든 줄거리가 밤하늘의 별자리처럼 한꺼번에 나타나 집으로 뛰어와 서문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 그 자체가 내가 지어낼 수 없는 것처럼 소설 같은 이야기라는 작가의 표현대로, 창작의 신비이자 기적이었다. 여러 매체에 그 순간에 대한 자세한 말들이 있다고 하니 나중에 꼭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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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와 어문계를 오가며 공부했습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15년 차 엔지니어이자, 소설을 쓰는 에세이스트입니다. 읽기와 쓰기, 기술과 인간에 대한 생각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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