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대나무 숲에서 나는 소리는 소리일까 아닐까

by시원한 바람

인정을 받는 것, 그것이 주는 기쁨은 어마어마하다. 어린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호주에서 대학을 다닐 때, 심리학과 석사 과정 학생과 인터뷰를 했다.

질문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놀랍게도 나는 엄마를 실망시키는 것이라 했다.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나는 스스로 꽤 놀랐었다. 이런 대답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때도 이게 얼마나 유아적인 생각인가 20대에 접어든 성인이라고 자부했었는데.

이런 생각도 잠시,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나를 더 많은 성과를 내도록 몰아쳤던 동기가 정말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했던 것임을 스스로 실토하고나서야 알아차렸다.


지금의 나는 과연 내 자신이 스스로 만족하는 데에서 기쁨과 안도를 가질 수 있을까?

그렇다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가 없다.


아무도 없는 대나무 숲에서 나는 소리는 소리인가 아닌가?

듣는 이 없는 상황에서 나는 소리는 소리일까? 누군가 알아주지 않는다면 나의 존재와 나의 활동들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온라인 게임에서든 집에서든 가족들과 함께든 혼자 길을 걷든 나는 짐짓 아닌 척하면서 배고픈 개마냥 인정받기를 희망한다.

머릿속으로는 인정받기보다는 인정을 주는 사람이 더 나은 위치임을 알면서도 목마름은 멈추지를 않는다.


이전 21화넌 정말 특별하고도 평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