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애칭

한 번 더 웃기 위해

by정이나

얼마 전 김창옥 강의를 듣다가 부부간 애칭에 대한 걸 생각했다. 우리 부부는 애칭이 있나? 애칭이 없다. 그냥 가끔 가다 '자기야'정도? 보통은 그냥 서로의 이름을 부른다.


사실 처음 결혼했을 때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불러 주기로 했다. 누구누구 엄마나 누구누구 아빠로는 부르지 않기로 했다. 당시엔 그것만으로도 꽤 현대적이라고 생각했다. 시어머니와 함께 시월드에 살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머니는 당시 나를 '애미(어미)'라고 부르셨다.


그런데 세월이 꽤 지난 지금, 이젠 서로를 부르는 애칭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았다.


'뭐로 할까?'


별로 생각이 나질 않아서 AI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검색창에서 여러가지 검색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웃긴 건, 애칭이 보통 놀리는 말일 때가 많았다는 거다. 좀 통통한 배우자에게는 '돼지', 눈이 좀 튀어나온 배우자에게는 '개구리' 이런 식이다. 물론 귀여워서 그렇게 부르는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왕이면 들었을 때도 기분 좋은 애칭을 정하고 싶었다.


'동물 이름이 귀엽나? 아니면 이름을 변형한 애칭? 성격이나 행동 특징을 보여주는 애칭?'


이리 저리 고민하느라 잘 시간이 다 되어서야 애칭을 정할 수 있었다. 나는 우아하게 불리고 싶은 '꽃 이름'으로, 남편은 이름을 분위기 있게 변형한 걸로.


"이제부터는 이름 부르지 말고 애칭으로 부르자." 했다. 안 그럼 잊어버릴 테니까. 휴대폰에도 애칭으로 이름을 등록하고 며칠 동안 애칭을 즐겨 썼다. 애칭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부끄럽기도 하고 웃겨서, 부른 다음 꼭 까르륵 웃어 버리곤 한다.


"이렇게 웃으려고 애칭을 만든 거지. 부부간에도 서로 노력해야 돼."


애칭으로 부를 때는 왠지 표정도 웃겨진다. 이렇라도 웃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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