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새댁의 베이킹 연대기
실패한 피자
혼자 살 때는 빵을 구워본 적이 없다. 오븐이 없기도 했지만 굳이 만들어 먹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궁금해서 찾아본 적은 있었다. 베이킹파우더가 필요하고, 이스트, 강력분, 박력분, 계란, 우유, 드라이 이스트, 버터 등이 필요했다. 한식을 자주 만들어 먹던 나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재료들이었다. 혼자 사는데 버터는 많은 양을 팔았고, 비쌌다. 결국 '빵은 그냥 사 먹자'라고 결론을 내렸었던 기억이 있다. 영주로 이사 온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신혼집에 필요한 가전을 구매하며 사은품으로 받은 오븐이 하나 생겼기 때문이다. '오븐도 있는데 방치하기에는 너무 아까운걸?' 하는 생각과 함께 그동안 구경만 해왔던 베이킹을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여보, 피자 만들어볼까?"
"오, 좋지!"
처음 도전해 보기로 한 오븐 요리는 바로 '피자'다. 피자를 선택한 이유는 남편이 피자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남편과 함께 식자재마트로 향했다. 2주 동안 요리할 것들과 베이킹 재료를 구매했다. 피자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로는 모차렐라치즈, 강력밀가루, 이스트 등이 있다고 했다. 생전 처음 사보는 식재료들이 포함되어 있기에 남편과 나는 '이게 맞겠지?'라며 서로 바라보며 걱정하기도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집에 도착하자마자 피자를 만들 준비를 했다. 인터넷에 나와있는 대로 재료를 모두 넣고 반죽을 시작했다. 문제는 얼마만큼 반죽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다. 어느 정도 반죽을 하다 보니 재료들이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다. 찐득한 반죽이 손 이곳저곳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뭔가 잘못된 거 같아' 한참을 주물러도 걸쭉하게 달라붙는 반죽을 보니 망했다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러고 한 시간을 더 반죽했다. 손의 열기 때문에 어느덧 반죽에서는 막걸리냄새가 났는데, 발효가 되는 모양이었다. 손바닥만큼 작은 반죽을 겨우 모양 잡아 피자 형태를 만들었다. 반죽 밀대가 없어 텀블러에 투명 비닐을 감싸 밀어보았다. 생각보다 잘 밀렸다. 토마토소스를 바르고, 모차렐라 치즈를 뿌리고, 소시지를 잘라 얹었다. 생각보다 작은 형태라 새우는 아주 조금 넣었다. 오븐에 구워 나온 피자는 생각보다 맛있었다. 하지만 이날처럼 한 시간 동안 반죽을 해야 한다면 베이킹은 더 이상 못해먹겠다고 생각했다.
피자를 다시 만들어보자
베이킹을 포기한 지 이주가 지났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피자 만드는 방법이 떠있길래 문득 2주 전에 만들었던 피자가 떠올랐다. 실패한 원인이 궁금해졌다. 유튜브에 '피자 만드는 방법'을 검색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썸네일을 골라 재생했다. 어디서 용기가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실패 원인을 분석하기도 전에 재료를 꺼내뒀다. '그래, 한번 더 도전해 보자' 커다란 볼에 물, 설탕, 이스트를 넣고 잘 녹였다. 그 위에 강력분을 부어 골고루 섞어주었다. 재료가 뭉칠 때까지 섞은 후 올리브유를 넣어 손 반죽을 시작했다. 여기까지만 따라 했는데 이전과 다르게 반죽이 너무나 잘 됐다. 달라붙는 형태도 걸쭉하지 않고 꽤 순조롭게 보였다. 내가 실패한 이유가 바로 올리브유에 있었다. 실패했던 반죽에는 강력분과 올리브유를 같이 넣어 섞었기 때문에 물에 닿은 기름이 섞이지 않아 걸쭉해졌던 것이다. 이유를 알고 나니 괜히 웃음이 흘러나왔다. '바보 같아! 물과 기름을 함께 넣다니!' 한참을 웃으며 반죽을 하니 금세 예쁘게 모양이 잡혔다. 동그란 반죽을 두 번에 걸쳐 휴지를 시키고, 70분을 더 발효시켰다. 반죽이 두 배가 된 모습을 보니 참 신기했다. 한식은 발효를 해도 부풀어 오르지 않으니 신기하면서도, 어릴 적 소꿉장난을 하는 듯 재밌었다. 발효를 마친 반죽을 미리 뿌려둔 밀가루 위에서 잘 굴려주었다. 넓게 펴주고 피자 끝 모양을 잘 잡았다. 얼추 피자의 형태가 잡히는 것을 보고 '이번에는 성공하겠구나!' 싶었다. 반죽처럼 잔뜩 부푼 기대를 안고 피자 도우에 구멍을 송송 뚫었다. 오븐에 들어가 바닥은 부풀면 안 되니 골고루 구멍을 내야 했다. 토마토소스를 골고루 바르고, 모차렐라 치즈를 뿌렸다. 손질해 둔 양파, 파프리카, 양송이버섯, 페퍼로니등을 양껏 넣고 치즈를 한번 더 뿌렸다. 크러스트 부분에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고 예열해 둔 오븐에 넣었다. 남편이 퇴근할 시간에 맞췄기 때문에, 남편도 오븐에서 갓 나온 피자를 볼 수 있었다.
"우와, 여보 이거 봐! 냄새 대박이야!"
나보다 남편이 더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니 '실패하면 안 되는데!' 하며 조금 불안해졌다. 오븐이 완료되는 소리와 함께 우리 부부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부엌으로 뛰어갔다. 남편이 뜨거우니 조심하라며 행주를 접어 직접 오븐을 열었다. 뜨거운 열기와 함께 갓 구운 피자의 냄새가 온 집안을 덮었다. 코끝에 맡아지는 토마토소스향기와 치즈향은 이곳을 피자가게로 만드는 것 같았다. 남편과 나는 서로 마주 보며 기뻐했다. 조심스럽게 피자를 꺼내어 식탁에 가져갔다. 피자 커팅기가 없기 때문에 칼을 들었다. 나중에 깨달은 거지만 칼보다는 가위가 조금 더 잘 썰린다. 남편은 뜨거운 피자를 식히지도 않고 한입 베어 물었다. 남편 입에서 모락모락 김이 새어 나왔다. 핫 뜨거워 하며 좁혀진 미간사이로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맛있어?"라고 물었다. 남편은 연신 입안에서 피자를 굴리며 고개를 크게 끄덕끄덕 흔들었다. "진짜 맛있어, 먹어봐" 나도 그제야 안심을 하고 남편이 떠준 피자를 한입 베어 물었다. 입안 가득 톡 하고 터지는 마냥 피자 소스가 퍼져나갔다. 소스와 구워진 파프리카, 양파가 한대 어울려 춤을 추는 듯 혀를 자극했다. 모든 재료를 치즈의 풍미가 한껏 껴안듯 맴돌았다. "우와" 하며 감탄이 절로 나왔다.
"피자, 안 사 먹어도 되겠는데? 여보가 만든 게 더 맛있어!"
맛없는 걸 먹으면 확실히 티가나는 남편이 이렇게까지 말하면 정말 맛있는 거다. 사실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충분히 만들만했기 때문에 앞으로 가족 피자는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의 집들이에도 피자를 만들어 내놓았다. 한식이 안 끌리다던 손님은 피자가 맛있다며 먹었다. 아이들은 직접 구운 피자와 주문한 치킨을 내놓았는데 연신 피자에만 손을 댔다. 실패 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길 잘했다 생각했다.
소금빵을 구웠다
피자를 구웠으니 이제는 빵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이번에는 인터넷이 아니라 과정까지 볼 수 있는 유튜브를 바로 켰다. '소금빵 만드는 방법' 이번에도 가장 마음에 드는 썸네일을 클릭해서 봤다. 대부분 빵 레시피는 손이 아니라 반죽기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살짝 걱정이 됐다. 피자를 만들 때도 손 반죽보다 반죽기로 하면 좀 더 매끈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누가 아는가, 또 성공할지도! 이번에는 밀대도 구매해 놨다. 재료를 꺼내 큰 볼에 재료를 담기 시작했다. 우유와 드라이 이스트, 소금과 설탕을 넣고 잘 섞은 뒤 계란을 넣었다. 이번에는 박력분과 강력분을 골고루 넣어 반죽을 했다. 피자와 다른 점은 버터가 들어가는데, 음식에 버터를 처음 사용해 보기 때문에 조금은 걱정이 됐다. 역시나 걱정을 했던 것처럼 피자보다는 반죽이 어려웠다. 피자에는 올리브유를 넣었지만, 소금빵 반죽에는 넣지 않았다. 다행히 버터 덕분에 미끌 거려 손에 많이 달라붙지는 않았지만 반죽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그래도 피자를 만든 첫날처럼 한 시간을 반죽하지는 않았다. 손가락이 아플 뿐. 베이킹에 익숙하지 않은 한 달간은 손마디가 아파서 한동안 베이킹을 쉬었을 때도 있었다. 소금빵 역시 발효를 오래 거쳤다. 그람수에 맞춰 여러 개로 나눈 후 소금빵 성형을 시작했다. 올챙이모양을 잡아두고 밀대로 예쁘게 밀었다. 금세 30cm까지 길게 늘어났다. 머리 부분에 잘라둔 버터를 넣고 돌돌 말아준다. 마지막에 꼬리 부분이 예쁘게 착 달라붙도록 붙인다. 레시피에서는 오븐에 녹지 않는 펄솔트를 조금 뿌리라 했지만, 재료가 없어서 맛소금을 뿌렸다. 요즘은 그냥 굵은소금을 올린다. 오븐에 넣고 굽는 일만 남았다. 빵이 부푸는 모습에 기대가 더 부풀어 올랐다. 이번에도 남편이 먼저 반응했다.
"여보, 버터 냄새가 정말 좋다!"
집안 가득 버터향이 가득 퍼져나갔다. 이번엔 피자가게가 아니라 빵 가게에 와있는 듯했다. 완료된 시간에 남편과 나는 또다시 동시에 부엌으로 향했다. 남편이 꺼내준 소금빵은 감탄이 나올 정도로 맛있어 보였다. '이게 내가 한 거라고?' 물론 레시피를 따라한 거지만 직접 만들었다는 것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녹인 버터를 뜨거운 소금빵 위에 조금 더 발라주었다. 버터향 히 자꾸만 코끝을 간지럽혔다. 남편은 못 참겠다며 뜨거운 소금빵을 집게로 들고 호호 불어가며 먹었다. 나에게도 한입을 주었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미각을 깨웠다. 그 뒤에 몰려오는 버터의 풍미와 간혹 느껴지는 맛소금의 짭짤한 맛이 연신 감탄사만 내뱉게 했다. '음~' 우리는 앉지도 않고 부엌에 서서 빵을 하나 더 집어 먹었다. 기회가 돼서 멀리 사는 엄마에게도 만들어 가져다주었는데, 냉동실에 얼려뒀다가 먹을 때마다 레인지에 돌려먹으니 갓 구운 빵 같아서 맛있다고 했다. 시아버님은 내가 만든 소금빵이 생각나서 다른 곳에서 사 먹었더니 그 맛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시할머님은 빵을 안 좋아하시지만 내가 만든 빵은 이상하게 두세 개 더 먹게 된다며 놀라셨다. 아무래도 갓 구운 빵이기 때문에 가게에서 파는 빵 보다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남편은 "아니야, 여보가 구워서 더 맛있어"라고 해주지만, 그래도 가게마다 레시피가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물론 집에서 만들면 버터가 더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말이다. 소중한 가족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뿌듯해졌다. 소금빵에도 좋은 추억 하나씩, 레시피가 추가되는 것 같다.
남편이 좋아하는 쿠키
우리 남편은 달달한 간식을 좋아한다. 연애할 때도 단것을 좋아했지만, 서른 초반의 나이치고 공복 당이 조금 높은 편이다. 그러다 가만 생각해 봤다. '오븐이 있는데 직접 만들어볼까?' 아무래도 사 먹는 쿠키보다 설탕의 양을 조절할 수 있고, 다른 첨가물을 제외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건강한 간식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처음 만든 쿠키는 별거 없었다. 버터와 우유, 계란 등으로만 만든 담백한 쿠키였는데 남편이 곧 잘 먹었다. 하지만 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조금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다양한 도전을 해보았다.
가장 성공적이었던 쿠키는 바로 초코칩 쿠키다. 다크초코칩은 오히려 입맛을 돋우지 않고, 식욕을 잡아준다고 해서 도전해 보기로 했다. 기다리던 초코칩이 도착하고, 이번에도 유튜브 영상을 하나 골랐다. 피자나 빵과 다르게 발효과정을 크게 거치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고 생각했다. 녹인 버터에 무설탕과 설탕을 7:3 비율로 넣었다. 소금과 계란을 넣고 골고루 섞어 박력분, 베이킹파우더를 넣어 반죽을 만들었다. 소분해 둔 초코칩을 반죽에 넣고 섞은 뒤, 비닐이나 종이 포일에 잘 펴준다. 냉동실에 잠깐 얼렸다가 꺼내 초코칩을 꾹꾹 다시 박은 뒤, 모양 좋게 자른다. 이후 냉동실에 잠깐 더 얼려두는 동안 오븐을 예열해 두었다. 오븐에서 갓 나온 초코칩쿠키는 완전히 바삭하지는 않았다. 뜨거운 쿠키를 실온에 식혀두고 냉동실에서 30분 넘게 얼려두었다가 꺼내먹으면 시원하고 바삭한 초코칩 쿠키가 된다. 남편은 다른 간식 필요 없다며 내가 만든 초코칩 쿠키를 찾는다. 그래서 한 달에 한번, 초코칩 쿠키를 잔뜩 구워 냉동실에 얼려둔다. 한 번은 일하느라 고생한 남편이 더위 먹고 들어와 아무것도 못 먹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점심도 거르고 기운이 다 빠져있는 남편에게 "초코칩 쿠키 구워놨어"라고 말했더니 "오, 그건 먹고 싶어!"라며 얼른 꺼내 먹었다. 그만큼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된 우리 집 초코칩 쿠키다.
블루베리와 식빵
어느 날 시아버님이 블루베리를 잔뜩 가져다주셨다. 건강에 좋은 블루베리를 잔뜩 보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혼자 살 때는 비싸다고 생각해서 잘 먹지 못했던 블루베리다. 하지만 혼자 먹기에는 양이 꽤 많았다. 남편은 생 블루베리에 알레르기가 있어 먹지 못한다. 씨 알레르기 때문에 못 먹는 것인데, 입술이 살짝 붓는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잼으로 만든 과일은 괜찮다고 해서 아이디어를 내봤다. '블루베리 잼이 들어간 식빵을 만들어볼까?' 분명 시중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는 빵 종류겠지만 내가 직접 만들어보는 건 다르다. 소금빵을 만들고 나서 식빵틀을 사고, 식빵에 도전해 본 적이 있다. 생각보다 모양이 잘 나왔지만 소금빵보다 힘이 들었다. 발효가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딱, 베이킹을 하고 싶은 날이 있다. 이럴 때 가장 어려웠던 빵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블루베리를 넣어서. 잘 반죽한 식빵을 세등분으로 나눈다. 이전 같았으면 그대로 식빵 트레이에 나란히 넣었겠지만, 반죽을 넓게 펴서 그 안에 만든 잼을 넣었다. 물론 잼은 당이 높은 남편을 위해 무설탕으로 만들었다. 사랑 가득 담긴 잼을 식빵 반죽에 잘 넣고 흐르지 않게 조물 조물 입구를 눌렀다. 조심스레 식빵트레이에 넣고 발효를 또 한 번 했다. 식빵 트레이 크기만큼 위로 부풀 때까지 기다렸다. 처음 만들었던 식빵은 트레이 위까지 반죽이 커지도록 기다렸더니, 완성된 빵 안에 동굴이 생겼다. 소금빵도 아닌데 동굴이 생기면 식빵을 자를 때 오히려 눌리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번에는 조금 덜 발효시켜 보았다. 이유가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블루베리 식빵은 생각보다 모양이 예쁘게 나왔다. 사실 실패할 줄 알았기 때문에 기대 이상이었다. 반으로 잘라보니 안에 들어있던 잼이 주룩, 조금 새어 나왔다. 따끈따끈한 빵 안에 달콤한 블루베리 잼이 기분을 좋게 했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식빵과 블루베리의 만남은 기존의 식빵보다 더 쫀득한 식감으로 완성됐다. 남편과 나란히 자리에 앉아 식빵을 쭉쭉 찢어가며 시간을 즐겼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웃기지만, 서로 먹으며 '음~', '와~ 대박'이 말만 했던 거 같다. 그만큼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모두에게 맛을 보여주고 싶을 만큼 좋은 시간이었다.
결혼이 참 신기하다
그동안 겁이 났던 '결혼'이라는 형태가 나에게는 '행운'으로 찾아왔다. 항상 나를 먼저 챙기는 남편과, 혼자 집에서 일을 하는 나를 매번 걱정해 주시는 시아버님과 시할머님. 그리고 혼자 있을 때는 잘해 먹지 않았던 베이킹이 이제는 사랑이 담긴 기분 좋은 레시피가 되어 거뜬히 해낼 수 있는 요리가 되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맛있게 먹어줬으면 하는 마음. 그 마음 하나가 베이킹을 다시금 하게 만든다. 재료를 준비하고, 반죽에 사랑 한 스푼을 넣고, 오븐을 켜게 한다. 혼자 살 때는 그렇게 귀찮았던 요리가 남편을 위해서는 자꾸 해보고 싶어진다. 이게 사랑의 힘일까? 내가 사랑을 잘 배우고 있는 것일까? 베이킹을 하나하나 도전해 가듯, 사랑도 그렇게 하나씩 배워가보자. 실패할 수도 있고, 어느 날은 조금 짤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해내지 않는가. 앞으로의 결혼생활도 베이킹처럼 달콤한 사랑이 될 수 있기를. 나는 오늘도 오븐을 켠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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