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머리끈

26

by라한

26. 머리끈


파루가 울었을 때에도 예지는 옷을 벗지 않은 채였다. 정은과 채윤을 만나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생각하다가, 결국 두 사람을 부르러 가는 내관을 멈춰 세웠다.

"조금 기다리라 해라. 내가 먼저 다녀올 곳이 있다."

권신은 목적지를 듣고 검을 챙겼다. 예지가 다른 사람은 데려가지 말라고 하자 마당에서 발을 멈췄다.

"어제 대군께 검을 겨누셨습니다. 두 사람만 들어갔다가 문이 닫히면 소인은 저하를 데리고 나올 수 없습니다. 밖에 기다릴 사람은 두어야 합니다."

"안에 들이지는 말게. 내가 싸우러 온 것으로 알면 입을 닫을 것이다."

"그리하겠습니다. 소인은 저하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에 있겠습니다."

예지는 호위를 남겨 두기로 하고 대문으로 나섰다. 호위를 멀리 물린다고 사적인 일이 되지는 않았다. 어제 자신의 손에서 빠져나간 검을 오늘은 권신이 보고 있었다.

대군의 처소는 이른 시각부터 열려 있었다. 골목에서 기다리던 사병들이 세자를 보고 무릎을 꿇었고, 안채에도 벌써 기별이 갔는지 문이 열렸다. 해양은 옷을 갖춰 입고 있었다. 밤을 새웠는지 눈 가장자리가 붉었으나, 형을 맞는 얼굴에는 여유가 있었다.

"드십시오. 아침 전에 오실 줄 알았습니다."

"내가 올 까닭을 아느냐?"

"어제는 소제가 말씀을 다 드리지 못했습니다. 형님께서도 묻고 싶은 것이 남으셨을 것입니다."

예지는 방에 들었다. 벽에는 사신도와 사람의 얼굴을 그린 종이가 걸려 있었다. 채윤의 얼굴이었다. 상투 대신 풀어 내린 머리가 그려져 있어 예지는 그 앞에서 멈출 뻔했다. 해양이 서안으로 손짓하자 겨우 시선을 거두었다.

"문갑 둘째 칸을 어찌 알았느냐. 누구에게 들었느냐."

"앉으십시오. 서서 말씀하시면 어제처럼 될까 염려됩니다."

"그 말부터 답해라."

해양은 형의 허리에 있는 검을 보고, 문밖에 선 권신을 보았다.

"권 무사는 어디까지 들으십니까?"

"내 곁에 있다. 불편하면 그대의 사람도 불러라. 대신 이 방에서 하는 말을 나중에 바꾸지는 마라."

"아우가 무슨 말을 바꾸었습니까?"

"조사하겠다던 살수의 일. 데려오겠다던 수련의 일. 어제 그대가 말한 것 가운데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해양은 마침내 앉았다. 예지는 마주 앉으면서도 손을 검에서 멀리 두었다. 오늘 다시 칼을 들면 무엇을 묻고 싶었는지조차 잊을 것 같았다.

"그 칸의 일을 안다면 형님께서 무엇부터 의심하실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종이를 가져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열쇠도 그대로 있을 것이고."

"어떻게 아느냐?"

"가져오라 하지 않았습니다. 어디 있는지 알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누구에게."

"예문관의 그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예지는 채윤의 이름을 대신 입에 올리지 않았다. 해양이 형의 반응을 기다리며 잔을 당겼다. 찻물이 흔들리는 동안 예지는 그 손목을 보고 있었다. 밥상 앞에서 젓가락을 건네던 아우의 손이었다. 자신이 건너온 뒤에도 해양에게 가족처럼 다가가려 했던 날들이 있어, 손에서 눈을 떼기가 어려웠다.

"그 사람에게 무슨 말을 했느냐."

"형님이 다치지 않게 하려면 무엇을 하시는지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성부에서 다루는 문서며 관원들이 다니는 길을 물었지요. 무리한 일을 정하시면 미리 막겠다고 하고요."

"어떤 일을 막았는데?"

"형님께서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나는 네가 무엇을 했는지 물었다."

해양은 들었던 잔을 내려놓았다.

"앓고 일어나신 뒤로 형님이 자꾸 낯설었습니다. 전에는 아바마마 앞에서 고르던 말씀도 끝내 삼키셨지요. 상왕의 일을 말리다 우셨고, 나중에는 저희를 보실 때도 미안해하셨습니다. 이제는 아바마마의 자리를 정면으로 거론하시고 여인까지 어전에 세우시더군요. 소제에게는 여전히 아우라 하시면서요."

"내가 달라졌다고 사람을 붙였느냐?"

"누가 형님께 말을 넣는지 알아야 했습니다."

"알아보니 누가 있더냐. 정은이냐, 채윤이냐. 둘 중 누가 나를 대신해서 아바마마께 말했더냐. 내 입으로 한 말이다. 그대도 들었지 않느냐."

해양의 눈썹이 움직였다. 이번에는 형의 비위를 살피며 말을 고르지도 않았다.

"그런 형님이 싫었습니다."

예지는 대답하지 못했다. 싫다는 말이 나오리라고 생각하지 못해서였다. 해양은 그 침묵을 보고 계속했다.

"아우는 형님의 일을 돕는 사람으로 남아야 했지요. 아바마마께서는 형님을 왕이 될 자라 하시고 제게는 도우라 하셨습니다. 형님은 저를 지키고 싶다 하셨고요. 두 분 다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묻지 않으셨습니다."

"왕이 되고 싶었느냐?"

"예."

"그래서 나를 죽이고 싶었고?"

해양이 입을 다물었다.

"어제 네가 다음 왕의 일을 말했을 때부터 생각했다. 내가 왕이 된 뒤에 하라, 우선 자리를 지키라.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지킬 사람은 줄어들고 네 집에는 무인이 모였다. 그 사람들에게 무엇을 약속했느냐?"

"형님이 계시면 소제는 대군입니다. 형님이 계시지 않으면 소제는 세자입니다. 소제에게 그 길을 열어 줄 사람들과 뜻을 나누었습니다."

예지의 손이 무릎 위에서 굳었다.

"방 앞의 살수도 그 가운데 있었느냐?"

"그자는 소제 쪽에서 돈을 댄 패거리에 있었습니다."

"채윤이 팔을 베였다. 네가 보고도 의원을 보냈지."

"장원이 겁을 먹고 물러나면 될 줄 알았습니다. 칼이 쓰일 줄까지는…."

"단도를 쥔 사람에게 돈을 주고 무슨 일이 날 줄 알았느냐!"

예지가 목소리를 높이자 문밖에서 발소리가 났다. 권신이었다. 해양은 문을 보았다가 다시 형을 마주했다.

"소제도 그때 일을 뒤늦게 들었습니다. 패거리들이 시킨 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도 그때 알았습니다."

"그러면 붙잡힌 자를 문초하게 두었어야지. 네가 뒤를 캐겠다며 가져간 보고는 무엇이냐."

"그자가 입을 열면 소제의 사람이 나왔을 것입니다."

해양은 거기서 말을 멈췄다. 예지는 아우가 끝까지 말하도록 기다렸다.

"옥에 드나드는 자에게 돈을 주었습니다. 입을 막으라 했습니다. 아우가 내린 말입니다."

예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아서는 견딜 수 없었다. 해양도 일어나려 하자 손을 들어 막았다.

"담을 넘은 셋은?"

"동궁의 호위가 줄었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들어간 무인들은 문중에서 모았고, 얼굴도 그쪽에서 골랐지요. 제게는 사람이 모였다는 보고가 왔습니다. 무엇을 하려는지 알면서도 막지 않았고요."

"그것을 나에게 구별해서 듣게 하려느냐?"

"무엇을 했는지 물으셨으니, 끝까지 들으십시오. 회랑의 기와와 차는 이 아우가 시키지 않았습니다. 저들도 형님을 없애고 싶어 했지요. 제 뜻을 내세우면 누구든 돈과 사람을 내주었습니다. 뒤늦게 알고도 알려 준 자들의 이름을 내놓지 않은 일은 인정합니다."

예지는 강아지를 묻던 일을 떠올렸다. 해양이 의원을 데려오며 손을 붙잡았다. 자신을 지켜 줄 아우라 생각했고, 아우의 걱정 앞에서 고맙다는 말도 했다.

"어째서 지금 이 말을 하느냐. 내가 네 목을 베지 못할 줄 알고?"

"어제 형님께서 소제의 목에 검을 대셨습니다. 밖에서 본 사람이 여럿입니다. 오늘 여기서 소제가 죽으면 조정은 무슨 말을 먼저 하겠습니까. 남쪽으로 가기도 전에 형제를 베었다 할 것입니다."

"네가 한 일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무엇으로 밝히시렵니까? 호위무사의 증언으로? 아우는 그런 말을 한 적 없다 하면 그만입니다. 옥의 사내는 죽었고, 밖의 패거리들은 떠났습니다. 형님께서 그 사람을 내세우시면 문갑의 일을 누가 넘겼는지부터 함께 드러날 것입니다."

그 사람. 해양은 끝내 채윤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있었다. 예지는 그 방식이 더 화가 났다.

"이름으로 말해라. 채윤이다."

"예, 주채윤입니다. 그 이름으로 부르면 저와 한 일이 달라집니까?"

예지는 대답을 찾지 못했다. 아우를 잡아 가둘 근거를 찾는 동안 채윤을 같이 내어놓아야 한다는 것을 해양은 알고 있었다.

"형님을 베라고 한 사람이 조정에 소제 하나인 줄 아십니까? 사직을 의논한 곳은 문중의 사랑방이었고, 성균관을 비우자고 먼저 나선 자도 저들입니다. 소제는 돈을 보태고 대군이 뒤에 있다는 말을 하게 했지요. 형님은 그들이 돌아올 서안까지 빼앗으셨고요. 저를 잡으면 그 사람들이 형님 편이 될까요?"

"네가 왕이 되면 그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것인데."

"그때 정할 것입니다. 형님께서는 그 관원에게도 죄를 물으실 것입니까? 형님의 문서를 제게 넘긴 까닭부터요."

"아직 묻지 않았다. 가서 물을 것이다."

"그러면 그자를 데려오십시오. 셋이 마주 앉으면 더 빨리 끝날 것입니다. 소제가 했다는 말과 그 사람이 들었다는 말이 같은지 형님께서 직접 들으시지요."

"네 앞에 앉혀 놓으면 하고 싶은 말이 다 나올 것 같으냐. 무엇을 쥐고 있는지 숨기면서 사람부터 부르라는구나."

"형님 앞에서는 다 말할 것이라 믿으십니까? 그 사람은 형님께도 숨겼습니다. 제게는 죽을까 두려워 못 한 말이 있고, 형님께는 미움받을까 못 한 말이 있을 것입니다. 어느 쪽이 더 참되다고 먼저 정하고 가시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오실 것입니다."

해양은 처음으로 형의 시선을 피했다. 불편한 침묵을 깨려고 어디에 있는 사람에게 명을 내리려다가, 벽에 걸린 초상 쪽으로 몸을 돌렸다. 예지는 그가 채윤의 그림을 만지는 것조차 보기 싫었다.

"그 얼굴에 손대지 마라. 네가 그려 놓았다고 마음대로 들었다 놓았다 할 사람이 아니다."

"종이에 손을 대는 것도 형님께서 물리십니까. 소제가 저 그림에 무엇을 그렸는지 아직 다 알지도 못하시면서."

"네가 사람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들었다. 숨긴 것을 알아내면 네 곁에 앉혀 쓸 수 있다고 여기는 것도. 채윤에게만 그렇게 했겠느냐. 여기 드나드는 문중 사람들에게도 네가 쥔 것이 있을 테지."

"서로 쥔 것이 있습니다. 그 집에서 소제에게 사람과 돈을 보탰고, 그 집도 대군이 옆에 있다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형님께서는 그런 사람 없이 임금이 되실 수 있습니까?"

"도움을 주었다고 사람을 죽이는 데까지 동조하지는 않겠다."

"지금 곁의 권 무사가 죽인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무진의 검을 막은 것도 형님의 사람들입니다. 형님은 지키려고 베었다 하시고, 아우가 벤 것은 자리 때문이라 하십니다. 형님에게도 지킬 자리가 있었다는 것만은 인정하십시오."

예지는 상왕의 이름이 또 목까지 올라왔지만 삼켰다. 해양이 지금 그 이름까지 가져와 둘의 일을 나란히 놓으려는 것이 보였다. 자기가 무진을 막은 까닭에는 아버지가 죽은 뒤 여성부가 무너질 것이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그 사실을 숨긴 채 아우만 꾸짖으면 말을 끝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날 나도 아버지가 죽으면 내 사람들이 어찌 될지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검을 들고 나가니 아버지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분이 베이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 둘을 네 앞에서 깨끗하게 나누어 말할 자신은 없다. 무진은 궁군을 수십 명 베고 아버지께 가던 길이었다. 홍위 형님은 밭에 계셨다."

"그 이름으로 역도가 일어났습니다."

"그분이 일어나라 하셨느냐고 물으면 네가 답하지 못할 것이다. 밭을 보고 있던 사람을 베고 그 이름이 위험했다 하면, 너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어디까지 벨 수 있는지 누가 정하느냐?"

"임금이 정하십니다. 그래서 소제도 임금이 되려 합니다."

예지는 문득, 자신이 했던, 선배의 말이 떠올랐다. 태조 임금 이후, 태종 임금이 적자가 아니었고, 세종 임금도 적자가 아니었고,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 해양대군과 의경세자 형제의 아버지 세조 이유도 적자가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그 조건을 받으시면 소제가 남쪽으로 가겠습니다. 형님은 동궁에 계십시오. 형님께서 내세우신 일을 소제가 거두어 오면 형님께서도 덜 다치실 수 있습니다."

"수련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세자가 그대를 버렸으니 대군에게 고마워하라 하겠느냐?"

"살아 돌아오는 것이 먼저라 생각할 것입니다. 살아 돌아와서 어떤 마음을 품는지는 그다음입니다."

"그다음에도 그 사람이 자기 일을 계속하겠다고 하면? 같은 보고를 다시 쓰고, 네가 멈추라 한 말을 듣지 않으면?"

"그때에는 관직을 거두면 됩니다. 형님처럼 한 사람을 위해 조정을 계속 흔들지는 않겠습니다."

"그대는 그 사람을 살려 보내고도 같은 목줄을 남기려 하는구나. 내가 네 조건을 받으면, 다음에도 사람을 잡아 두고 내게 무엇을 내놓으라 하겠지."

예지는 남쪽의 일을 흥정하는 아우에게서 산속의 홍위를 떠올렸다. 무진이 비운 자리에 누가 먼저 갔는지 아직 듣지 못했다.

"그 산에 간 일도 네가 정했느냐?"

해양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그 산에 누가 먼저 갔느냐?"

"소제의 선발대가 갔습니다."

"너도 갔고?"

"예."

"권윤이 늦었다. 나루가 막혀 돌아갔어. 너희가 건너는 동안 다른 사람은 못 건넜다더군."

해양은 그 말을 듣고서야 권윤을 떠올린 듯 문밖을 보았다. 예지는 그 시선을 따라가지 않았다.

"상왕은 살아 계셨느냐?"

"밭에 계셨습니다."

예지는 눈을 감았다 뜨며 아우를 보았다.

"어마마마께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너와 잘 지낸다고. 형님을 구하러 간 것도 너라고 믿고 싶었다. 네 갑주에 묻은 것을 보고도 역도를 벤 것이라 생각했다."

"아바마마께서 기회라 하셨습니다. 그분이 그대로 계시면 그 이름으로 또 일어날 것입니다. 원주의 자들을 베어도 다른 고을에서 일어날 것입니다. 소제는 아바마마께서 바라시는 일을 하였습니다."

"홍위 형님을 죽이셨느냐고, 아바마마께서 물으시더냐."

"묻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뜻이라 말하는 것이냐?"

"형님께서도 아바마마의 뜻을 아시지 않습니까."

예지는 그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눈엣가시를 뽑을 기회라는 말을 자신도 들었다. 다만 그 일을 실행한 아우가 지금 눈앞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해양은 상왕이 호미를 들고 자신을 맞았다고 했다. 예지는 그 뒤의 말을 듣지 않으려다가, 끝까지 말하라고 했다.

"소제를 보시고 사람이 더 오느냐 물으셨습니다. 소제가 군사를 데리고 왔다 하니 밭을 밟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그때까지…."

"그만."

예지는 아우가 앉은 서안 끝을 짚었다. 빈손에 나뭇결이 박혔다. 무진은 산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 했고, 자신은 동궁의 밤이 무서워 붙잡았다. 해양은 그 빈 산으로 갔다.

"넌 왜 나에게 도왔다고 했느냐. 왜…."

"형님이 소제에게 맡기셔야 형님의 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지는 검을 뽑았다. 문이 열리며 권신이 들어왔고, 해양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예지는 권신의 팔을 뿌리치고 아우를 겨눴다. 그러나 목을 겨누는 동안 벽에 걸린 채윤의 초상이 눈에 들어왔다. 정면을 보고 있는 얼굴에 긴 머리가 덧그어져 있었다.

"채윤에게 무엇을 쥐었느냐."

"그 사람이 숨긴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을 조정에 내놓으면 그 사람이 어디에 설 수 있을지, 형님께서 더 잘 아실 것입니다."

"무엇이냐."

"본인에게 물으십시오. 소제가 여기서 말하면, 형님께서는 거짓으로 그 사람을 모욕한다 하실 것입니다. 소제가 들은 것도 있고 확인한 것도 있습니다. 그 사람은 소제가 아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해양이 서안 위의 작은 종이 묶음을 가리켰다. 예지가 집어 들려 하자 손을 얹어 막았다.

"이것은 두고 가십시오."

"검 앞에서도 종이를 지키는구나."

"형님께서는 종이를 태우라 했다고 검을 뽑으셨습니다. 이 아우도 제 것을 지키겠습니다."

예지는 그 손을 내려다보았다. 권신이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당에 사병들의 발소리가 모이고 있었다. 해양은 그 소리를 듣고도 사람을 물리지 않았다.

"형님께서 지금 소제를 베시면 이 방에서 나가시기 어려우실 것입니다. 소제는 형님을 여기서 베려 부르지 않았습니다. 그 문서를 거두고, 남쪽의 일을 소제에게 맡기시라고 다시 말씀드립니다. 그 사람도 살려 두시려면."

"채윤을 죽이겠다고 했느냐?"

"그 사람은 죽고 싶지 않아서 소제에게 왔을 것입니다. 아니면 형님이 다치지 않기를 바랐거나. 둘 다일 수도 있겠지요. 물으십시오. 형님 곁에서 받은 것을 무엇으로 바꾸었는지."

권신이 예지의 팔을 붙잡았다.

"저하. 밖에 사람을 더 불렀습니다. 지금 나가셔야 합니다."

예지는 검을 거두었다. 분해서 손이 떨렸으나 칼을 넣는 동안 해양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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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기획 및 집필 작가] 글을 씁니다. 계속 써 왔고 앞으로도 씁니다. 쓴 글들을 통해 또 쓰려는 이야기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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