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다음 날 아침, 마르틴은 평소보다 십 분 일찍 사무실에 도착했다. 딱히 이유는 없었다. 그저 몸이 그렇게 움직였다.
건물은 여전히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반쯤 나간 형광등, 벗겨진 베이지색 페인트 아래 드러난 초록. 마르틴은 계단을 오르며 문득 생각했다. 이 건물은 똑같은데, 나는 어제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여기 서 있는 것인가.
라우터의 사무실은 2층 안쪽, 창이 두 개나 있어서 이 건물에서 가장 밝은 방이었다. 마르틴이 노크하자 안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라우터는 마르틴이 제출한 보고서를 포함해 바카라상 위에 서류 몇 개를 펼쳐놓고 있었다. 그는 마르틴을 보자 여느 때처럼 웃었다.
“어때, 진척이 좀 있나?”
“인쇄 경로는 확인했습니다.”
마르틴은 준비해온 말을 꺼냈다.
“구식 등사기를 쓰는 인쇄소들 중 하나를 특정했고, 배포 경로도 일부 파악했습니다. 다만 최초 작성자는 아직...”
그는 말을 끊었다.
“확인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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