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골목은 낮인데도 어두웠다. 양옆으로 늘어선 건물들이 높고 좁아서, 햇빛이 들어올 틈이 거의 없었다. 마르틴은 인쇄소 주인이 알려준 방향으로 걸으며, 낡은 바카라방 세 개를 지나쳤다. 셋 다 문이 닫혀 있거나, 안이 텅 비어 보였다.
네 번째 바카라방 앞에서 그는 걸음을 멈췄다.
간판은 없었다. 그저 유리창에 붙은 손글씨 종이 한 장에 <중고서적 매매>라고만 적혀 있었다. 창 너머로 바카라들이 천장까지 쌓여 있는 게 보였고, 그 사이로 희미한 램프 불빛이 새어 나왔다.
문을 열자 종이 딸랑거렸다. 오래된 종이와 먼지, 그리고 어렴풋한 담배 냄새가 뒤섞인 공기가 그를 맞았다.
“어서 오세요.”
목소리가 들린 쪽을 봤다. 바카라장 사이, 낮은 조명 아래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붉은 머리였다. 염색이 아니라 원래 그런 색인 듯, 짙은 구릿빛에 가까운 붉음이 램프 불빛 아래 은은하게 빛났다. 몸은 마를 대로 말라 있었다. 손목이 유난히 가늘어서, 그녀가 들고 있던 장부를 넘기는 손짓마저 위태로워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눈빛만은 달랐다. 그 눈은 이 도시의 다른 누구의 눈과도 달랐다. 흐릿하지 않았으며, 살아 있었다. 마치 이 회색빛 공간 전체에서 유일하게 색을 가진 것이 그녀의 눈뿐인 것 같았다.
마르틴은 순간 말을 잃었다.
여자는 그를 잠시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살짝, 입꼬리가 움직였다. 웃음이라 하기엔 너무 옅고, 무표정이라 하기엔 너무 분명한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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