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하나 만드는 데 저렇게 많은 재료가 필요하다니. 온라인카지노에서 어느 작가님이 올린 샌드위치 사진을 보다가 감탄했다. 빵 사이로 양상추와 잘게 썬 당근, 토마토, 햄과 치즈가 층층이 들어차 있었다. 한입에 베어 물기도 어려울 만큼 두툼했다.
문제는 재료 준비였다. 저 많은 재료를 어떻게 준비하지. 사다가 씻고 썰고, 소스까지 만들려면 샌드위치 하나 먹자고 일이 너무 커진다. 사 먹는 게 낫겠다.
그렇다고 요리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요리하는 사람들의 글을 유심히 보는 편이다. 온라인카지노뿐 아니라 유튜브나 네이버의 요리 영상도 즐겨 본다. 괜찮은 레시피는 내 카지노톡으로 공유한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도 도시에서는 끼니를 대충 해결한다. 도시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와서야 제철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특히 밤조림을 만드는 장면. 밤의 겉껍질을 벗기되 속껍질은 고스란히 남겨둔다. 하룻밤 물에 불리고, 몇 번이고 끓였다 씻기를 반복한 뒤 설탕에 조린다. 밤 몇 알 먹자고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안 먹고 말지. 누가 해주면 모를까.
하루의 절반 이상을 글쓰기에 매달리는 날이 많다. 마음만큼 글이 따라주지 않으면 조급해진다. 오후가 되면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다. 저녁은 간단하게 차리고 싶어진다.
나는 아직 도시 여자인가. 혜원처럼 시골에서 살면 느긋하게 음식을 만들 수 있으려나.
혜원이 엄마의 음식을 떠올리며 밥상을 차렸다면, 나는 오랫동안 식구들의 밥상을 차렸다. 결혼 후 아이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아침이면 밥을 꼭 새로 했다. 국을 끓이고 반찬도 두어 가지씩 만들었다. 삼시 세끼를 꼬박 챙겼다. 김장 독립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그런데 한 끼를 해결하면 어김없이 다음 끼니가 돌아왔다. 끝이 없는 일이었다.
아이가 내게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이 있다.
“엄마, 내 밥은?”
“오늘 저녁 메뉴는 뭐야?”
엄마는 뒷전, 밥이 먼저였다.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알고, 저녁 메뉴를 결정하고, 때가 되면 식탁을 차리는 사람. 생각해 보면 나도 어릴 적에는 그랬다. 엄마는 밥이라는 등식처럼.
영화에서 혜원의 엄마는 집을 떠난다. 어린 딸을 두고 갔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의아했다. 어쩌면 딸도 혼자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었던 걸까. 아니면 엄마가 아닌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난 것일까. 엄마는 떠났지만, 혜원에게는 엄마가 만들어주던 음식의 기억이 남아 있다.
나 역시 어릴 적 엄마의 손맛을 기억하며, 나만의 방식으로 음식을 만든다. 갓 지은 밥의 구수한 향과 찰진 식감부터 좋다. 김밥도 비빔밥도 같은 재료인데 집에서 만들면 사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 식구들이 식당을 내라고 할 때도 있다. 문제는 내 손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
며칠은 탄력을 받아 이것저것 만들다가도 어느 날부터 꽉 막힌다. 뭘 해야 할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소박한 가정식 백반을 좋아하면서도 버겁게 느껴진다.
며칠 전에는 그 작가님이 갈비찜을 올렸다. 윤기가 흐르는 갈비를 보니 군침이 돌았다. 못할 것도 없다. 다만 귀찮을 뿐.
내 카지노톡에 공유한 레시피는 제법 많다. 볼 때는 다들 간단해 보인다.
그러나 재료를 준비하고, 만들고, 치우는 일까지 생각하면 어휴, 한숨이 나온다.
직접 만들면 더 맛있을 텐데.
사 먹는 게 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