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게 뭔가?

중요한 것을 판단하는 기준이 달라지면 우선순위도 달라진다

by김용진

일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중요한 것부터 하세요.”

맞는 말이다.

그런데 막상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으면 답이 쉽지 않다.


회의에서는 매출이 중요하다고 하고, 현장에서는 고객이 중요하다고 한다. 인사부서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하고, 재무부서는 비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프로젝트에서는 일정이 중요하다고 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품질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모두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중요하다’는 말을 너무 쉽게 사용한다는 데 있다.

중요한 것을 판단하려면 먼저 무엇을 기준으로 중요하다고 말하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가장 큰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일까?


사람들은 대체로 크기가 큰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 비용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차지하는 항목, 고객 불만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문제를 먼저 본다.


이런 접근은 필요하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관리의 필요성이 높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중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항상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떤 회사에서 인건비가 전체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회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핵심 원인이 낮은 생산성이나 높은 불량률이라면 먼저 봐야 할 것은 인건비 자체가 아닐 수 있다.

구성 비중이 큰 것과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원인일 수도 있다


문제를 해결할 때 더 중요한 것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보다 그 현상을 만들어내는 원인이다.

납기가 계속 늦어진다고 가정해 보자.


현장에서는 작업 속도가 느린 것이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인력을 추가하고 잔업을 늘린다.

하지만 실제 원인이 부정확한 수요예측이나 반복되는 설계 변경이라면 작업 속도만 높여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근본 원인이란 여러 문제를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 상위 원인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을 찾는다는 것은 가장 눈에 띄는 문제를 찾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제를 계속 만들어내는 원인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는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곳보다 문제를 만들어내는 곳이 더 중요하다.


결과를 가장 크게 바꾸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다


중요성을 판단하는 또 다른 기준은 영향도이다.

무엇을 바꾸었을 때 결과가 가장 크게 달라지는가를 보는 것이다.

영업조직의 성과가 낮다고 하자.


영업사원의 방문 횟수, 제안서 품질, 상품 경쟁력, 가격, 고객관리 수준 등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그런데 분석해 보니 신규 고객 확보보다 기존 고객의 재구매율을 조금 높이는 것이 전체 매출에 훨씬 큰 영향을 준다면 현재 가장 중요한 관리 포인트는 신규 영업이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규모가 큰 요소가 아니라 결과를 가장 크게 움직이는 요소일 수 있다.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결과를 좌우하는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때로는 가장 약한 곳이 가장 중요하다


전체 시스템의 성과는 가장 강한 부분이 아니라 가장 약한 부분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공장의 여러 공정 가운데 한 공정의 처리 능력이 다른 공정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면 앞 공정의 생산성을 아무리 높여도 전체 생산량은 증가하지 않는다.


프로젝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기획, 개발, 테스트, 승인 과정이 모두 잘 돌아가더라도 의사결정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다면 결국 그 지점에서 일이 멈춘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잘되고 있는 여러 활동이 아니라 전체 흐름을 막고 있는 하나의 병목이다.

병목은 전체 성과의 상한선을 결정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중요성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평상시에는 비용이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품질사고가 발생하면 비용보다 안전과 신뢰 회복이 더 중요해진다.


성장기에는 신규 고객 확보가 중요할 수 있지만 시장이 성숙하면 고객 유지와 수익성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을 판단할 때 반드시 물어야 하는 질문이 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중요성은 대상만의 속성이 아니라 상황과의 관계에서 결정된다.

같은 문제도 시기와 조건이 달라지면 중요도가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을 찾으려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묻는다.

“뭐가 중요하지?”

하지만 이 질문은 너무 넓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물어야 한다.

가장 큰 것은 무엇인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은 무엇인가?

결과를 가장 크게 바꾸는 것은 무엇인가?

전체를 막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더 커지는 것은 무엇인가?

실패했을 때 가장 치명적인 것은 무엇인가?

조금만 바꿔도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가 가려는 방향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질문이 달라지면 중요한 것도 달라진다.


중요한 것을 안다는 것은 우선순위를 안다는 것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이 중요한지를 구분한다.

그리고 그 판단에는 기준이 있다.


크기를 볼 때도 있고, 원인을 볼 때도 있다.

영향도를 볼 때도 있고, 병목을 볼 때도 있다.

때로는 위험을 보고, 때로는 미래를 본다.


그래서 중요한 것을 찾는 능력은 단순한 우선순위 설정 기술이 아니다.

복잡한 상황에서 무엇을 먼저 봐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일이 많을수록 더 열심히 하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 묻는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질문은 이것이어야 한다.

“왜 그것이 중요한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선순위가 생긴다.

중요한 것을 안다는 것은 결국 많은 것을 보는 능력이 아니다.


수많은 것 가운데 지금 무엇을 먼저 봐야 하는지를 아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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